최근 수입차 판매가 부쩍 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3'의 국내 수입차시장 판매실적은 매우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해 GM, 포드, 크라이슬러 3사의 국내 판매량은 총 6235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한 BMW 7618대나 렉서스 7520대, 혼다 7109대 보다도 적은 수치다. 즉 이들 3개 메이커의 판매대수 총량이 BMW 등 한 개 메이커의 판매 대수보다도 적은 것.
브랜드별로는 GM(캐딜락) 312대, 포드 2022대, 크라이슬러 3901대 등이었다. 그나마 크라이슬러의 경우 지난해 총 3901대를 판매, 전통적인 자동차 강국으로서의 체면을 간신히 유지했다.
또 지난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통계에서도 미국 브랜드의 차량들은 10위권 내에 단 한대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미국 브랜드 중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은 크라이슬러의 300C 3.0 디젤 모델로 전체 순위 18위에 랭크됐다.
아울러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의 국가별 점유율에서도 미국은 11.7%에 그쳐 유럽 55.3%, 일본 33%에 크게 못미쳤다.
업계 전문가는 이와관련, "미국산 차량들은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과 달리 대형이 많은 데다 편의사양도 일본차 등에 비해 세심한 면이 떨어진다"며 "고객을 위한 서비스 측면에서도 BMW, 렉서스 등에 비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측면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도 "미국산 차량들은 작년 국내 시장에서 높은 실적을 올린 BMW, 렉서스, 혼다처럼 내세울만한 베스트셀링카가 없다는 점이 전체 실적 부진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 실패의 원인"이라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모델을 국내에 출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BMW의 경우, 지난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랭킹 10위 이내에 528(2164대), 320(1677대) 등 2개 모델을 진입시켰으며 렉서스는 ES350(3342대), IS250(1748대), LS460(1348대) 등 3대를, 혼다도 CR-V(3861대), 시빅 2.0(990대) 등을 10위권내에 진입시켰다.
이에 대해 미국 브랜드의 한 관계자는 "현재 한국 시장에서 미국 브랜드가 고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향후 진행될 한·미 FTA가 미국 업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한국 시장에도 지속적으로 소비자 요구에 맞는 차량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