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긴 가운데, 정부는 이달부터 농축산물 물가 상황이 빠르게 개선될 거라고 전망했다. 생육 여건과 공급량 등이 개선되는 가운데 정부가 시행한 대책들도 효과를 볼 거라는 기대에서다.
| 1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사과.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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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2일 브리핑을 통해 “4월부터는 일조량이 늘어나고 대체 과일 공급이 늘어나는 등 여건이 개선되고, 정부가 지난달 18일부터 시행한 긴급 가격안정 대책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 농축산물 물가 상황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절기상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춘분(3월22일)을 지난 뒤에는 낮의 길이가 점점 길어진다. 이는 시설 채소가 자라나는 데 필수 요소인 일조 시간이 늘리는 데 중요한 영향을 준다. 참외, 수박 등 여름철 수요가 많은 대체 과일도 본격 출하되는 상황이다. 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직수입한 바나나, 오렌지 등을 최대 20% 할인 공급하고 있다.
다만 이날 발표된 통계청의 ‘2024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농축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13.1%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3.1%)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과일류가 40.3% 상승하며 전체 농축산물 물가를 견인했는데, 지난해 작황 문제로 고공행진 중인 사과(88.2%), 배(87.8%)는 물론 복숭아(64.7%), 귤(68.3%) 등 대체과일도 수요가 높아지면서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박 정책관은 “사과, 배를 포함한 과일류는 햇과일 출하 전까지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올해는 사과 냉해에 영향을 주는 기온 변화가 중단기 전망으로 봤을 때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 다행스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년 중 출하 비중이 낮은 감귤 등의 물가가 높아 소비자 체감물가와는 괴리가 있을 것”이라며 “3월에 출하되지 않는 복숭아 등의 물가 상승률도 높게 나타나 과실류 전체 상승률을 증폭시켰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먹거리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납품단가 지원(980억원) △할인 지원(680억원) △축산물 할인(300억원) △직수입 (100억원) 등에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을 지속적으로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대형마트 중심이었던 정부 지원을 중소형 마트와 전통시장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박 정책관은 “할인 지원은 기본적으로 품목을 지정해 포스기에서 자동 할인해주는 시스템인데, 전통시장이나 슈퍼마켓은 이런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30% 할인된 금액으로 제로페이를 발행하고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어르신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