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트리플 에이(AAA) 등급 한전채에 이어 은행채 발행이 늘어날 경우 하위등급 크레딧채권 구축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완화 조치가 오는 6월 말 종료되는데, 유동성 마련을 위해 은행채 발행이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자료=한국투자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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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채 발행이 증가할 경우 작년과 마찬가지로 한전채 물량에 은행채가 가세할 것”이라며 “이에 따른 여타 회사채, 여전채의 구축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6일부터 은행채 발행 한도를 만기도래 물량의 125%까지 확대키로 결정했으나, 현재 은행채는 순상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오는 6월 말 LCR 규제 정상화 유예 조치를 앞두고 은행채 발행이 증가할 수 있어 규제환경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금융당국은 6월 중 금융시장 상황을 다시 고려해 LCR 규제 정상화 유예 조치의 재연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라며 “확정적으로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규제환경 변화에 따른 은행채 발행 증가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꼬집었다.
4월 말부터 전금융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 협의체가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금융여건 경색으로 연결될 수 있어 대응 차원에서 LCR 규제 정상화 유예 조치가 재차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또 공사채 발행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PF대주단 협의체 가동 등 부동산PF 연착륙 대책이 본격화하면 매각·청산대상 사업장에 공여된 브릿지론 매입을 위한 자산관리공사의 1조원 규모 부실채권(NPL) 펀드 조성, 미분양주택 매입을 위한 LH공사의 자금조달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 및 금리인하 사이클 진입 기대가 커지고 있는 채권시장 환경은 한전채 물량소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6~7월 중 규제환경 변화 등에 따른 수급부담 발생 여부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