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실질소득 2분기 연속 감소…이자비용 부담 역대 최고

통계청 2022년 4분기 연간 가계동향조사결과 발표
실질소득 1.1% 감소…지난해 하반기 내내 하락세
이자비용 1년 전보다 28.9% 폭등…고금리 직격타
  • 등록 2023-02-23 오후 12:00:00

    수정 2023-02-23 오후 7:40:10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고물가·고금리 이중고에 가계가 신음하고 있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득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연속 감소했다. 금리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 폭은 역대 최고로 치솟았다.
서울 시내의 한 전통시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23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2년 4분기 연간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4000원으로 1년 전 같은 분기 대비 4.1% 증가했으나 실질 소득은 1.1% 감소했다. 월급 봉투에 찍힌 숫자는 늘어났으나 물가가 오른 탓에 실질적인 구매력은 떨어졌다는 의미다.

앞서 실질소득은 지난 3분기 2.8% 줄어 2021년 2분기(-3.1%) 이후 5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4분기 들어 감소 폭이 작아지긴 했으나 지난해 하반기 내내 실질소득이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경상소득 중 근로소득이 7.9%나 늘어 전체 소득 증가를 견인했다. 사업소득은 증감 없이 동일한 수준을 보였고, 이전소득은 5.3% 감소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손실보상금, 방역지원금, 교육재난지원금 등 정부 지원 효과가 없어지면서 역기저효과가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269만7000원으로 6.4% 늘었다. 소비지출(5.9%)에 비해 비소비 지출(8.1%)의 증가 폭이 컸다.

음식·숙박(14.6%), 교통(16.4%), 오락·문화(20.0%), 교육(14.3%) 등에서 증가한 반면, 가정용품·가사서비스(-11.5%), 기타상품·서비스(-3.7%), 식료품·비주류음료(-1.1%) 등에서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외부활동이 증가하면서 대면 소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높은 금리는 가계에 직격타가 됐다. 비소비지출 중 이자비용이 전년 동분기 대비 28.9%로 폭등했다. 이는 통계청이 가계동향조사에 1인 가구를 포함시킨 2006년 이래 가장 크게 증가한 수치다.

모든 분위에서 총소득이 증가(4.1%)하는 가운데, 특히 저소득 계층인 1분위 소득이 6.6%로 가장 크게 증가하며 고소득계층인 5분위(2.9%)를 크게 상회했다. 60세이상 취업자가 많이 증가하고 1인 가구가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5분위배율은 5.53배로 감소하면서 분배가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기재부는 “저소득가구의 소득이 크게 증가하며 소득·분배 지표가 개선되었으나 고물가, 경기둔화 우려 등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할때 개선세 지속 여부 불확실하다”며 “물가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소상공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민생·물가 안정에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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