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만 한해 200만 건 이상 시행되는 대장내시경은 대장암을 발견하고 용종의 제거를 통한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검사법이다. 지난 10년간 대장내시경 검사의 보편화를 통해 대장암의 조기발견 및 예방에서 많은 성과를 이루었지만 이를 수행하는 의료진의 경험이나 실력에 따라 대장암 예방 효과에 크게 차이가 난다는 연구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이에 미국 소화기학회 등에서는 시술자에 따른 편차를 줄이고 높은 수준의 검사를 보장하고자 선종 및 편평거치상 용종 발견율 및 적정 추적관찰기간의 권고 등 대장내시경 수행에 관한 질 지표들을 제정하고 이를 모니터링 하고 준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국내 대장내시경의 질 지표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의사들이 영어, 한글, 숫자가 혼재된 자연어 형태로 작성한 판독문에서 전문 내시경용어나 약어들을 일일이 비교, 해석하는 수작업이 필요하다. 따라서 실제 임상 현장에서 질 지표가 원활히 측정 및 관리되기 힘들었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배정호 교수, 차병원 정보의학교실 한현욱 교수팀은 인공지능 기술의 한 분야인 임상자연어 처리 기법와 미소정보기술의 텍스트 관리기술을 활용하여 내시경 판독문과 병리결과지의 핵심정보를 알고리듬을 통하여 추출하고 질 지표들을 계산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2010년~19년까지 강남센터에서 시행된 5만4,562건의 대장내시경 판독문에 적용해 의사 25명의 질 지표를 추출, 분석한 결과, 검사기관의 평균 선종 발견율은 42%로 높았지만 개개인의 검사수행의 질적 수준에는 큰 폭으로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선종 발견율의 경우 최대 3.4배, 편평 거치상용종의 발견율은 16.5배의 차이를 보였다. 발견율이 지나치게 낮을 경우 용종을 간과한다는 것을 간접 시사하는 것으로 대장암 예방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또한 30% 미만의 낮은 선종 발견율을 보이는 의사들에게 검사가 시행된 경우 45% 이상 높은 선종 발견율의 의사들보다 수검자의 차후 대장암 발생 리스크가 낮게 평가되어, 추적내시경 간격에서 최장 감시간격(10년후 추적관찰)을 30% 가량 더 많이 권고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77% vs 46%)
배정호 교수는 “해당 시스템은 발견된 용종에 따른 대장암 발생 리스크의 단편적인 평가부터 선종 발견율 같은 내시경 의사의 수행 성적에 따른 리스크를 함께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최적화된 대장내시경 추적 관찰기간을 제시하는 임상지원시스템(Clinical decision maksing system)으로 활용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감시 간격 중의 중간암 발생 예방과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국제 학술지 JMIR Medical Informatics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