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바이오 종목이 이틀째 하락하고 있다. 미국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경구용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후보 물질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피해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머크 관련주는 이틀 내내 오르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3분께 코스피 의료정밀과 의약품은 약 3% 가까이 큰 폭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팜젠사이언스(004720)(-8.41%),
유나이티드제약(033270)(-7.12%),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6.39%),
이연제약(102460)(-5.41%),
녹십자(006280)(-5.23) 등이 폭락 중이다.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주이자 위탁생산(C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85%)와 셀트리온(-1.83%)도 하락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경우 전일 반대매매의 영향 등에 12% 급락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4.43%),
셀트리온제약(068760)(-3.58%)도 전일에 이어 이틀째 내리고 있다. 진단키트 관련주인
메디콕스(054180)(-6.82%),
랩지노믹스(084650)(-2.51%) 등도 하락 중이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진전 소식에 백신 CMO 및 진단키트 관련 기업의 실적 타격이 예상될 가능성이 제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머크 관련주로 여겨지는
HK이노엔(195940)은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5.13% 상승 중이다. HK이노엔은 지난 1월 머크와 백신 7종에 대한 공동 판매 및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머크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3상 중간 결과 발표로 성공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복용 편리성과 항체 치료제 대비 낮은 약가가 예상되는 만큼, (셀트리온 하반기 실적에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인 렉키로나의 하반기 매출을 보수적으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1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머크와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는 가벼운 혹은 중간 정도의 증세를 보이는 감염 5일 이내 코로나19 환자 775명을 대상으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르’의 3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임상시험 참가자 절반은 몰누피라비르 알약을, 나머지 절반은 플라시보(가짜 약)를 각각 닷새간 복용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그 결과 29일 뒤 몰누피라비르를 복용한 환자 중 7.3%만이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는 한 명도 없었다. 이에 반해 플라시보 복용군의 입원률은 14.1%를 기록했다. 몰누피라비르 알약이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가능성을 50%가량 낮춘 셈이다. 아울러 플라시보를 복용한 참가자는 8명이 사망했다.
이같은 효능의 알약이라면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로버트 데이비스 머크 최고경영자(CEO)는 “몰누피라비르가 팬데믹과 싸우는 과정에서 중요한 의약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치료제 가격이 다소 비싸게 책정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게임 체인저 역할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머크 치료제에 대한 기대가 많지만 1세트 가격이 700달러(우리돈 80만원) 정도로 비싸 고위험군 중심으로 투여될 예정이다보니 ‘게임 체인저’라고 보기엔 다소 부족한 듯하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