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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외국인 임원 재직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의 갑질 논란을 계기로 뒤늦게 파악하는 등 국토교통부의 관리소홀 문제는 여전히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총수 일가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일정 기간 제재를 감수해야 하는 진에어 직원들의 불만도 상당하다. 제제가 아니라 총수 일가가 항공사 경영을 좌지우지할 수 없도록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사회적 파급효과 크다…면허유지 결정
17일 국토교통부는 진에어와 에어인천에 대한 면허자문회의를 개최한 결과, 면허취소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면허취소로 근로자 고용불안정, 예약객 불편, 소액주주와 관련 업계 피해 등 사회경제적으로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지난 4월 미국 국적인 조현민 전 부사장이 과거 항공법을 위반하고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후 면허취소 논란이 시작된 지 4개월 만에 내린 결정이다. 당초 지난 6월 29일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국토부는 법령상 면허취소 여부 결정 절차에 착수하고 추가 사실관계 확인과 법리 검토를 진행하겠다며 결정을 미뤘다.
이후 청문절차와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간담회 등을 거쳐 국토부는 면허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진에어에 대해 일정 기간 신규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과 부정기편 운항 허가 제한 등의 제재를 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리소홀 책임논란…진에어 직원들 “회사가 아닌 총수일가 제재해야”
하지만 진에어에 이어 아시아나, 에어인천 등의 외국인 임원 재직사실이 잇달아 밝혀지면서 그동안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국토부의 책임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면허유지 관련 브리핑에서도 국토부 내부 반성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에어 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국토부가 처음부터 모순된 법을 억지로 적용해 직원의 생계를 위협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을 만들었다”며 “스스로의 관리 감독 부실 책임은 숨긴 채 총수일가의 잘못을 애꿎은 직원들에게 물으려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진현환 국토부 항공정책관은 “외국인 임원이 재직하고 있는데도 사업변경을 해준 것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며 “항공정책에 혁신이 필요한데 면허관리 상시화나 공무원 ‘칼피아’ 논란을 끊을 방법 등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진에어 직원들은 당초 6월 말 나와야 하는 결정이 한 달 반 정도 늦어지는 바람에 여름 성수기 영업활동에 지장을 초래했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박상모 진에어 직원모임 임시대표는 “항공사는 노선과 항공기가 자산인데 면허취소 논란이 이어지면서 도색까지 마친 신규 항공기 석 대를 못 들여왔다”며 “그동안 저비용항공(LCC) 업계에서 실적을 두고 제주항공과 1~2위를 다퉜지만 3분기 실적에서는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을 만든 총수 일가에 대한 징계는 없고 결국 권고 수준에서 마무리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상당하다. 조사 과정에서 조현민 전 부사장에 대한 직접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고, 총수 일가의 경영 참여를 제한하는 내용의 진에어 경영정상화 방안도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제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확실하지 않다는 점도 진에어 입장에서는 큰 걸림돌이다. 국토부는 제재 기간을 진에어가 청문 과정에서 제출한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대책’이 충분히 이행돼 진에어의 경영행태가 정상화됐다고 판단될 때까지라고 못 박았다.
박 직원모임 임시대표는 “총수 일가가 경영에서 손 떼야 비로소 경영정상화가 될 텐데 과연 실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사태의 책임이 총수 일가에 있고 직원들은 피해를 봤는데 아직 진정성 있는 사과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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