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하우징의 출발은 김우영 은평구청장이 지난해 선거 공약으로 내놓은면서부터다. "원주민들이 강제로 떠밀려 쫓겨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지난 7월 시범사업지를 선정했으며 올해 안에 사업계획을 확정한 후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10년째 이 지역에 살고 있다는 50대의 홍모씨는 "가장 시급한 건 주차장인데, 구청에서 인근 부지를 매입해 조성해주기 바란다"면서 "도로를 어떻게든 넓힐 수 있는 방안이 있는 지도 연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요구를 반영해 주민들 스스로 정비 계획을 세운다는 게 두꺼비하우징 사업의 모토다.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비슷한 방식의 휴먼타운 등과 차별화되는 것도 주민 자발성을 강조하고 별도의 지구계획을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상지도 휴먼타운에 비해 기반시설이 열악한 곳이 1차적이다.
시범단지 일대는 오르막길과 계단, 붉은 벽돌로 지은 수십년 된 다세대주택들이 밀집한 전형적인 노후 주택단지다.
이 곳에서는 3년여 전 일부 주민들이 재개발을 추진했으나 주민들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비용 부담 때문에 무산됐다.
김모씨(64)는 "20년 넘은 건물이 많지만 몇 해 전에 수리를 한 집들도 있어서 한꺼번에 철거하는건 불가능했다"면서 "다들 없는 살림인데, 전세금 빼주고 분담금 내고 할 형편이 안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 주민들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이다. 50대 김모씨는 "집을 고치고는 싶지만 돈이 없어 주저하는게 대부분 주민들의 사정"이라며 "아직 구체화된 지원 기준이 안 나와있어 크게 관심을 안 갖는다. 결국 중요한 건 얼마나 싸게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느냐다"고 말했다. 서울시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은평구 두꺼비하우징 사업은 별개의 구 자체 사업으로, 현재 서울시가 이같은 정책을 입안하거나 시행을 계획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서울형 집수리사업을 사회적 기업 육성의 연장선상에서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도시문제 전문가는 "과거 집값이 뛸 때는 부동산 차익을 노려 주민들이 경쟁적으로 전면 철거후 아파트를 건설하는 뉴타운 지정을 요구했다"며 "요즘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런 요구가 줄었지만 과연 두꺼비하우징 사업이 앞으로 정착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