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투자은행, 아시아시장 "돈 된다"

M&A·IPO 증가 기대로 인력확충 등 사업확대
  • 등록 2003-09-19 오후 4:35:22

    수정 2003-09-19 오후 4:35:22

[edaily 전설리기자] 아시아 지역의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긴 겨울잠에서 깨어날 채비를 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향후 18개월 아시아 시장에서의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로 이 지역에서 고용을 확충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강해지면서 주식 시장이 랠리를 펼칠 것이라는 기대 때문. 이미 트레이더와 리서치 애널리스트 등 주식관련업무의 인력 확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헤지펀드와 채권시장운용 인력도 증가 추세에 있다. 지난 주 CSFB는 주식팀 인력을 4명 늘렸으며 ABN암로도 아시아태평양주식그룹에 20명을 추가 기용했다. ING는 지난 해 아시아 주식팀 인력을 60명 신규 채용했고 앞으로 몇 개월 이내에 추가 증원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크레딧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 골드만삭스, ING그룹, JP모건체이스, 메릴린치 등 주요 투자은행의 경영진들은 향후 2년간 아시아의 M&A 및 IPO 활동이 증가할 것이라는 신중한 낙관론을 표명했다. CSFB의 기업재무팀장인 콜린 벤필드는 "내년에 한국과 대만, 홍콩의 금융기관들을 중심으로 M&A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으며 골드만삭스의 아시아 자본시장팀장인 마크 머신도 "향후 일년동안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 500억달러 상당의 발행 업무가 진행될 것"으로 추정했다. 골드만삭스의 에드워드 네일러 대변인은 "아시아에서 시장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음을 감지했다. 인력 등의 자원을 확충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중국 시장에 대한 전망도 밝다. 금융 관계자들은 향후 18개월 동안 중국 대다수의 국영 기업들이 민영화될 예정이며 내년까지 중국 대형 생명보험사들 사이에서 다수의 해외 IPO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채권 시장도 투자은행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부문이다. 외환 위기 이후 아시아 기업들의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지면서 지난 2년간 아시아 회사채 발행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기 때문. 올해 아시아에서 발행되는 유로 본드 규모는 약 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메릴린치는 이같은 추세를 감지하고 지난 해 채권팀에 12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했다. 투자은행들의 이같은 인력 확충 움직임은 최근 이뤄졌던 대규모 감원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몇몇 투자은행들은 최근 몇년간 시장 침체와 M&A 등을 겪으면서 25%의 과감한 감원을 단행한 바 있다. 실제로 JP모건체이스는 2000~2003년사이 JP모건과 체이스의 합병 과정에서 3100명을 잘라냈다. 한편 WSJ은 최근 M&A와 IPO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팽배해 있지만 아직 확신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M&A나 IPO 규모가 여전히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 영국 시장 조사업체인 딜로직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호주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IPO와 M&A 규모는 가장 활발했던 2000년 전체 규모보다 각각 87%, 67% 적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재발이나 테러 공격, 세계 경기의 침체 등도 여전히 시장 확장을 저해할 불확실한 요인으로 남아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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