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에 남자 간호대생·여자 공대생 급증

女공대생 1985년 5487명→2018년 10만 9190명
男간호대생은 같은 기간 13명→9536명
"취업난 여파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
  • 등록 2019-05-29 오전 10:44:07

    수정 2019-05-29 오전 10:45:25

1985년∼2018년 대학 공학계열 재적학생 중 여학생 수 및 비율 비교(사진=종로학원하늘교육)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최근 30여 년 사이 여자 공대생과 남자 간호대생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대학 진로 설정에서의 전통적인 남녀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29일 ‘1985∼2018년 공학·간호·생활과학대·의대 재적학생(교육통계서비스)’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1985년부터 2018년까지 여자 공대생은 1985년 5487명에서 2018년 10만 9190명으로 약 20배 증가했다. 공대생 중 여자 비율도 꾸준히 늘었다. 1980년 이전까지는 공대생 중 여자 비율은 1% 정도에 불과했지만 점차 늘어 1990년에는 6.1%까지 증가했다. 이후 취업에 유리한 여성 엔지니어를 배출한다는 목적으로 이화여대(1996), 숙명여대(2015) 등 여대에서 공대를 신설하는 등 여자 공대생 입학이 꾸준히 늘며 지난해 기준 19.1%를 기록했다. 세부 전공별로는 섬유공학, 조경학, 건축학 등에서 여학생 비율이 높았다. 반면 자동차공학, 기계공학 등의 전공에서는 낮았다.

남자 간호대 생은 더욱 큰 폭으로 증가했다. 1985년 13명에 불과했던 남자 간호대생은 2018년 9536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간호학과 학생 중 남자 비율은 0.4%에서 20.9%로 무려 50배 가량 늘었다. 급증 배경에는 보건 분야 공무원, 보건진료원, 간호 장교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등 간호사에 대한 남자의 기피 현상이 줄고 취업난 속 안정된 직장을 찾으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가정대인 생활과학대에서도 남학생이 대폭 증가했다. 1985년 남자 가정대생은 552명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는 2만 781명으로 37.6배 증가했다. 1983년 연세대가 가정대에 남학생 지원을 허용하고 1990년 전후로 가정대에서 생활과학대로 명칭이 변경돼 남자 입학생이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또 과거에 비해 삶의 질 향상이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면서 패션 디자이너, 인테리어디자인 전문인, 식품영양 전문인, 소비자 전문 연구인 등이 각광받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여자 의대생 수 및 비율도 1985년 2963명(16.1%)에서 2018년 5416명(34.9%)로 늘어나는 등 상승 추이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부터 2017년까지 여자 의사 수는 3070명에서 3만 895명으로 약 10배 이상 대폭 증가했다. 이는 자연계열 최상위권에서 수시 학생부 전형의 내신 관리에 뛰어난 여학생이 많고 수능에서도 다수의 고득점자를 배출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1990년 이전의 전통적인 남녀 직업 경계 영역이 2000년 이후 최근 들어 급격하게 허물어졌다”며 “취업난의 여파로 대학 진로 선정과 졸업 후 취업 선택에서 여자 공대생, 남자 생활과학대생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의료 전문직 여성과 간호·보건계열의 남성 비율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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