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비 37.5원 내린 1511.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지난달 23일 1481원으로 마감한 이후 2주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낙폭도 작년 12월10일 53.2원 떨어진 이후 3개월래 최대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전일비 0.35엔 오른 98.66엔에 거래됐고 엔-원 환율은 100엔당 43.13원 내린 1532.5원을 보였다.
◇ 역외 매도에 배당금 환전까지 가세
개장초 환율은 상승세였다. 간밤 뉴욕 증시가 세계은행의 글로벌 마이너스 성장 전망과 워렌 버핏의 경고로 하락마감하자 불안감이 높아졌다. 역외 달러도 상승했고, 이같은 분위기는 서울 외환시장으로 이어졌다.
거래 시작후 바로 1561원까지 올랐던 환율은 그러나 개장 30분만에 하락반전했고, 이후 낙폭을 갈수록 키웠다.
최근 달러 팔자에 나선 역외가 이날 매도 강도를 높이면서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아울러 비자카드 지분을 갖고 있는 국내 회원사들이 달러로 받은 배당금을 내놓으면서 외환시장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환전은 배당금이 유입된 지난 5일 대부분 이뤄졌고 일부 남은 물량이 이날 이뤄진 가운데 배당금이 규모가 부풀려지면서 달러 매도심리를 부추겼다. 실제 비자카드로 유입된 배당금은 146만달러선인 것으로 파악됐다. .
이날 국내 증시도 선방하면서 불안심리를 녹였다. 코스피지수는 하락출발하기는 했지만 장중 상승세로 돌아선 이후 꾸준히 장중 고점을 높여 전일비 1.91% 오른 1092.2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거래소에서 사흘만에 사자에 나서 1770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 원화 너무 싸다..`가격 메리트` 충분
이날 환율 하락은 비자카드 배당금 보다는 역외의 달러 매도 때문이라는 분석이 높다.
최근 역외가 달러 매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날 특히 매도강도를 높이면서 환율을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는 것.
다른 외국계 은행 외환딜러는 "역외가 왜 팔았나 생각해보면 가격 메리트가 가장 컸을 것이고 글로벌 장기 침체에 너무 과하게 베팅했다는 인식도 높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1500원대 환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역외 매도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환율이 앞으로도 시원스럽게 하락세를 이어갈지 확신하기는 이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비자카드 배당물량이 나오기는 했지만 이번주 포스코를 시작으로 4월까지 국내 기업들의 배당이 예정돼 있다"며 "3~4월은 지나봐야 환율 추세하락을 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주요 시장지표
이날 시장평균환율(MAR)은 1529.5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49억8650만달러로 전일비 8억3200만달러 늘었다.
오후 3시48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전일비 0.2엔 오른 98.51엔, 엔-원은 100엔당 41.42원 내린 1534.21원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