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지난해 기업 실적 부진의 여파로 법인세가 큰 폭으로 줄어들며 올해 국세가 예산 대비 30조원 가까이 덜 걷히게 되는 것으로 예상됐다. 2년 연속 ‘세수 펑크’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기금의 여유재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으로 대응 가닥을 잡았다.
| 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지난 2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열린 ‘세수 재추계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주요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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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26일 ‘2024년 세수 재추계 결과 및 대응방향’에서 올해 국세수입이 예산(367조3000억원) 대비 29조6000억원 부족한 337조7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344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6조4000억원 줄어든 것이다.
앞서 지난 7월까지 걷힌 국세는 208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조8000억원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기업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삼성전자 등은 적자를 기록하는 등의 상황에서 법인세 실적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5조5000억원 덜 걷히며 세수 부족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정부는 올해 내야 하는 세액 일부를 미리 내는 법인세 중간예납이 8월에 이뤄진 것을 확인 후 이번 재추계 결과를 내놓게 됐다. 회계별로는 일반회계가 올해 예산 대비 8.1%(28조9000억원) 줄어든 327조2000억원, 특별회계는 6.5%(7000억원) 감소한 10조5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세목별로는 법인세가 예산 대비 14조5000억원 덜 걷힐 것으로 예상돼 전체 세수 부족분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소득세의 경우 취업자 수와 임금 등의 증가세에도 지난해 경기둔화의 여파로 종합소득세 등이 감소하며 8조4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부가세의 경우 민간소비와 수입이 늘어난 덕에 2조3000억원 더 걷히며 세목 중 유일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56조원)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세수 결손이 확실시된 가운데, 기재부는 추경 예산 편성과 국채 발행을 통한 대응에는 선을 그었다. 대신 가용 범위 내에서 기금의 여유재원을 활용해 재정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회는 물론,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재정이 경제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여러 여유 재원을 활용해 최대한 민생 안정에 어려움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국회 및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