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9월 들어서도 우리나라 수출 증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작년 말 시작된 반도체 반등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춤했던 승용차 수출도 9월 들어 모처럼 좋은 흐름을 보였다.
|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
관세청은 9월1~10일 수출액이 185억8000만달러(약 25조원·통관기준 잠정)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6%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단기 실적 특성상 조업일수 영향도 있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7.5일(토요일=0.5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7일)보다 늘었다. 그러나 이를 배제한 일(하루)평균수출액 역시 전년대비 16.3% 늘었다. 이 추세라면 월간으로도 작년 10월 이후 12개월 연속 전년대비 수출 증가가 이어질 전망이다. 3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 가능성도 크다. 추석 연휴 영향으로 월간 조업일수는 작년보다 하루 줄지만, 현 수출증가 흐름에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이 기간 전년대비 38.8% 늘어난 34억7000만달러를 수출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18.7%까지 늘었다.
승용차 수출도 12.8% 늘어난 15억8000만달러로 좋은 출발을 알렸다. 승용차는 코로나 대유행 때의 대기 수요가 몰린 지난해 사상 최고 수출 실적을 기록 후 최근 그 증가세가 주춤했으나 9월 들어 다시 추가 수출증가 가능성을 확인하는 모습이다.
철강제품(21.0%↑), 자동차부품(24.8%↑) 등 다른 대부분 품목의 수출 실적도 좋았다. 상대적으로 절대적인 액수는 크지 않지만 선박(170.5%↑), 컴퓨터주변기기(89.0%↑)는 전년대비 두 배 전후의 수출실적을 거뒀다. 석유제품 수출 역시 국제유가가 하향 움직임에도 5.4% 증가세를 유지했다.
| 국내 최대 자동차 수출입 전진기지인 평택항 자동차 선적 현장 모습.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
|
거의 모든 지역 수출이 늘었다. 반도체 경기 회복 속 대(對)중국 수출(39억5000만달러)이 16.3% 늘었다. 단기 집계이기는 하지만 대중국 수출액이 대중국 수입액(40억1000만달러)에 근접하며 1년 이상 이어져 온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흐름을 조만간 끊어낼지도 관심을 끈다. 미국(32억달러·24.6%↑)과 유럽연합(21억달러·47.4%↑), 베트남(17억달러·13.3%↑), 대만(9억달러·79.2%↑), 일본(8억달러·12.2%↑) 등 수출도 좋았다. 특히, 선박·무선통신·컴퓨터를 중심으로 한 대유럽 수출 증가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183억6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1.3% 늘었다. 반도체 수출 증가와 연동해 그 수입액(24억달러·54.6%↑)도 크게 늘었다. 그러나 원유(24억달러·18.2%↓), 가스(6억달러·33.0%↓) 등 에너지 수입 부담은 크게 줄었다. 무역수지 역시 월초 10일 기록으로는 모처럼 만에 2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통상 월초 적자 기조였다가 월말 흑자 기조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면 9월 한달 흑자 폭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
조익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9월 들어서도 반도체·자동차·선박 등 주력품목 수출이 고르게 증가하는 중”이라며 “9월 월간으로 조업일수가 하루 줄어들지만 작년 10월부터 이어진 수출 플러스 흐름이 이달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