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부동산 경착륙 경고등이 켜졌다. 전국 아파트값 낙폭이 매주 최대치를 경신하면서다. 정부가 주택규제 완화책을 예고하고 나섰지만 계속되는 금리 인상기조에 가격 하락조정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올해 서울 강북구 아파트값은 지난해 오른 가격의 두 배 넘게 빠지며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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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12월 4주(12월 26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 주보다 0.76% 하락했다. 부동산원이 2012년 주간 단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부동산원 주간 조사에서 전국 아파트값은 14주째 매주 사상 최대 낙폭을 경신하고 있다. 올해 전국 아파트값은 1월부터 12월 넷째 주까지 누적 7.22% 하락했다.
시도별로 보면 세종 아파트값이 한 주 만에 1.68% 빠지며 가장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어 인천(-1.18%), 경기(-0.99%), 경남(-0.87%), 대구(-0.87%), 대전(-0.74%), 서울(-0.74%), 부산(-0.70%)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을 살펴보면 서울은 강북 지역의 아파트가격 하락세가 강남을 앞질렀다. 성북구(-1.57%), 서대문구(-1.54%), 중구(-1.24%), 노원구(-1.20%)를 중심으로 하락폭이 컸고 강남은 동작구(-0.73%)와 영등포구(-0.72%), 관악구(-0.60%), 강서구(-0.60%) 위주로 하락세가 지속됐다. 인천·경기 아파트값은 각각 1.18%, 0.99% 하락했다. 인천은 송도신도시와 인근 연수·동춘동으로 하락지역이 확대됐으며 경기도는 이천시 지역 내 기반사업 위축으로 하락폭을 키웠다.
이런 흐름은 실거래가에서도 나타났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 일원의 ‘길음동부센트레빌’ 전용면적 84㎡기준(6층)은 지난 10일 7억 5000만원에 매매됐다. 이는 직전 거래인 지난해 10월 9억 5000만원 대비 21% 하락한 값이다. 또 서울 성북구 장위동 일원의 ‘래미안장위포레카운티’ 전용면적 84㎡(17층)는 지난 14일 8억 35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이는 지난 10월 평균거래가(9억 3000만원)보다 약 1억원 떨어진 금액이다.
전세도 하락폭이 확대됐다. 전국 주간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대비 0.9% 하락했다. 수도권(-1.21%→-1.24%) 및 서울(-1.13%→-1.22%)이 하락폭을 이끌었다. 지방(-0.61%→-0.60%)과 5대 광역시(-0.77%→-0.77%), 8개도(-0.44%→-0.42%)는 하락폭이 축소됐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 완화 등 부동산 정책 변화를 예고했지만, 법 통과에 대한 불투명성이 있는 데다 시장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어서 낙폭이 더욱 확대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인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전망되고 있어 실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