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면제의 힘..수도권 미분양 완판행진

용인 신봉센트레빌, 저층 2채 남기고 모두 계약 마감
녹번역센트레빌 중소형 남은 물량 40% 계약 마무리
  • 등록 2013-12-16 오후 3:47:24

    수정 2013-12-16 오후 7:08:30

▲올해 말 종료되는 주택 양도세 면제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취득세 면제 등의 영향으로 서울·수도권 주요 지역 미분양 아파트가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다. 현대건설이 지난달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위례 송파 힐스테이트’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수요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분양 대행업체인 A사는 올해 진행한 아파트 분양 사업장 중 90% 이상을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가 올해 대행을 맡아 판촉을 벌여온 분양 단지는 모두 15곳으로 대부분 계약률 100%를 달성했다.

A사 대표는 “올해만큼 미분양 물량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이 많았던 적도 없었던 것 같다”며 “준공 이전 물량은 갈아타기를 하려는 유주택자들이, 준공 후 물량은 취득세 면제를 받으려는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들이 많이 계약했다”고 전했다.

양도소득세 면제 혜택기간이 보름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미분양 아파트들이 속속 완판 행진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올해 계약하는 주택에 대해서는 5년간 양도세가 면제되고 주택 수에도 포함되지 않도록 한 4·1 부동산대책 이후 건설사들이 미분양에 대해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내걸고 판촉 행사를 벌인 덕분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4433가구로 전월(6만6110가구)에 비해 1677가구 줄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중대형과 준공 후 미분양 감소세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전월 대비 1361가구 줄어든 2만3306가구로 집계됐다. 특히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은 전월보다 1538가구가 감소한 2만6397가구로 7년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양도세 면제 대상을 전용면적 85㎡ 이하 또는 6억원 이하인 주택으로 한정하면서 건설사들이 중대형 미분양 분양가를 6억원 미만으로 대폭 내렸기 때문이다. 준공 후 미분양 가운데 중대형은 보통 30~40% 정도 분양가를 내려 판매한 곳이 대부분이다.

2008년 초 선보인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신봉센트레빌’ 아파트의 경우 현재 저층 2채만 남기고 모두 마감됐다. 이 아파트는 올해 초 까지만 해도 232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었다. 대부분 고가의 중대형으로 이뤄져 계약자들이 해지한 물량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4월 이후 매수세가 붙으면서 지금까지 230가구가 팔려나갔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양도세 면제 혜택 발표 이후 가격을 6억원 이하로 낮추면서 수요자들이 대거 몰렸다”며 “반응이 이 정도로 뜨거울 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얼마 전 용인시 수지구 신봉지구에서 공급한 ‘광교산자이’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폐관했다. 미분양 물량이 거의 다 팔렸기 때문이다. GS건설 분양 관계자는 “취득세 감면을 기대한 수요자들이 양도세 감면 혜택까지 노릴 요량으로 미분양 물량 잡기에 많이 나섰다”고 전했다.

중소형 위주로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던 단지들은 완판 속도가 더 빠르다. 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 ‘흑석 한강 센트레빌2차’는 지난달에, 은평동 ‘녹번역 센트레빌’도 이달 초 각각 완판에 성공했다. 흑석 한강 센트레빌2차의 경우 4·1 부동산대책 이후 전체 물량 중 남은 35%를 모두 팔았고, 녹번역 센트레빌도 남은 물량 40% 계약을 마무리지었다. 성북구 보문동 ‘e편한세상 보문’도 잔여 물량 일부만 남겨 놓고 있다.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에서도 완판을 눈앞에 둔 단지가 적지 않다. 롯데건설이 분양 중인 ‘한강신도시 롯데캐슬’ 아파트는 현재 계약률이 96%다.

분양대행사 이삭디벨로퍼 김태석 사장은 “집을 팔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양도세나 취득세 감면 만큼 효과적인 대책도 없다”며 “미분양 물량은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게 나와 시세 차익까지 노려보려는 수요자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고 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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