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기존의 감염병 진단 기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as12a 변이체) 기반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합성생물학사업단 이상화 교수 연구팀은 PCR(중합효소연쇄반응) 과정이 필요 없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as12a 변이체) 기반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이상화 교수 (사진=가톨릭중앙의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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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는 Cas12a 유전자 가위의 DNA 기질 고친화성 변이체를 개발하여 진단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반응 과정에서 염 농도를 조절하는 2단계 희석 기법을 도입해 기존 방식보다 약 40배 이상 증대된 신호를 검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술은 이번에 입증된 B형 간염 바이러스를 포함해 다양한 감염병의 신속 진단에 활용이 가능하다.
2020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은 최근 미국과 영국에서 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유전자 편집 기반의 유전자 치료제인 카스게비의 핵심 기술로, 유전자 치료제 분야는 물론 감염병 진단 분야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감염병 진단 기술로도 활용되어 다양한 진단 제품이 미 FDA의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이때 개발된 크리스퍼 기반 감염병 진단 기술은 극소량의 바이러스 핵산을 검출하는 데 한계가 있어, PCR과 같은 증폭 과정이 필요했다. 이러한 복잡한 절차 때문에 현장 진단 속도가 느려진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에 개발된 새로운 유전자 가위 변이체와 염 농도 희석 기법을 활용한 새로운 기술은 별도의 증폭 과정 없이도 감염병을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도록 하여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화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미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비롯한 다양한 감염병의 분자 진단 기술에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반 진단 기술의 검출 성능을 독자적인 전략을 통해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연구로, 향후 다양한 감염병의 현장 신속 진단 분야에 응용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유전자편집 · 제어 · 복원기반기술개발사업 및 우수신진연구지원사업, 기초연구실지원사업,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의 지원을 받았으며, 바이오센서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바이오센서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