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국내 웹툰·웹소설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에서 플랫폼 이용자가 구매하고도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웹툰·웹소설 대여·소장권이 4억장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웹소설 기준 1인당 13장에 달하는 이용권이 잊힌 셈이다. 이용자가 자신의 이용권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사진=이데일리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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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부터 받은 ‘웹툰·웹소설의 미사용 이용권(대여권 및 소장권)’ 현황에 따르면 웹툰 이용권은 8000만장(사용자 1인당 평균 2.8장), 웹소설 이용권은 3억6000만장(사용자 1인당 평균 12.7장)이 각각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카카오페이지에서 웹툰·웹소설을 보려면 대여권 혹은 소장권 등 이용권을 구매해야 한다. 이때 작품별 대여·소장권 장수를 확인하는 방법은 개별 작품 페이지로 들어가서 확인하는 방법 밖에 없다.
개인의 보관함 내 ‘구매 작품’ 카테고리가 있지만 해당 작품의 이용권 보유 현황만 나와 있을 뿐, 대여권인지 소장권인지 나와 있지 않다. 대여권은 이용 직후 72시간 내 열람만 가능한 반면, 소장권은 이용한 시점으로부터 기한 없이 볼 수 있다.
플랫폼 이용자는 대여권과 소장권이 몇 장 있고, 어떤 작품에 보유하고 있는지 일일이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작품 이용에 불편을 겪다보니 결국 억 단위의 미사용 이용권이 발생했다고 강 의원은 판단했다.
강 의원은 카카오페이지의 구조를 “사용자 접근성과 권익이 제한되는 부분이 있다”며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변경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조한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카카오페이지에 웹툰·웹소설을 서비스하던 사업 초기, 이용자와 콘텐츠가 지금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해 이용자 접근성을 깊게 고민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용자 편의성을 개선해 사업이 더 도약하는 좋은 계기로 삼겠다”고 답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연내 작품 보관함의 구매 작품 카테고리에 ‘보유’라고만 명시된 이용권 현황을 대여권과 소장권을 몇 장씩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변경할 방침이다. 또 내년 중에 ‘구매·업데이트·제목 순’ 정렬 방식 외 이용권 보유 순으로 작품들을 확인할 수 있도록 ‘이용권 순’(가칭) 정렬 방식을 추가할 계획이다.
강 의원은 공정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공정위는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들이 자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자율규제 범위를 확대하길 바란다”며 “자율규제 대상을 온라인 배달 플랫폼, 쇼핑몰 등 유형상품판매뿐 아니라 서비스를 비롯한 무형상품판매 플랫폼으로 넓혀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카카오페이지는 올해 내에 작품 보관함 ‘구매 작품’ 카테고리에 ‘보유’라고만 명시된 이용권 현황을 대여권과 소장권 각각 몇 개를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변경할 방침이다.(사진=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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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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