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연중 최저치.. 1150원 지켜낼까

1154.8원(5.5원↓).. 1년2개월만에 최저수준
달러약세에 中위안 절상 가능성, 환율하락 압박
  • 등록 2009-11-16 오후 4:33:04

    수정 2009-11-16 오후 4:33:04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달러-원 환율이 한달만에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며 심리적 지지선인 1150원대 초반까지 밀리는 모습을 나타냈다.

글로벌 달러화 약세와 국내증시 상승이 환율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고,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중국방문을 계기로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할 경우, 원화도 덩달아 절상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달러-원 환율의 하락 분위기에 일조했다.

다만 환율 연저점이 붕괴되면서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높아졌고, 한국전력의 교환사채(EB) 상환을 위한 달러매수 움직임과 수입업체의 저가 결제수요가 환율이 1150원대 중반에서 추가하락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5.5원 하락한 1154.8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은 연중 최저치는 지난 10월15일 종가기준 1155.1원, 장중기준 1155.0원이며, 작년 9월24일 1154.5원(종가기준)을 기록한 이후 1년2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 환율 한때 1153원선까지 밀려.. 달러약세+증시상승 영향

달러-원 환율은 서울환시에서 전일대비 3.3원 하락한 1157.0원에 갭다운 출발했다. 환율은 개장직후 1154.3원까지 하락하면서 연중 저점이 붕괴되기도 했지만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수입업체의 결제수요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줄였다.
 
이후 역외의 매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당국의 개입성 비드와 결제수요가 추구하락을 제한하며 1155원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횡보흐름을 이어갔다.

오후들어 환율은 달러약세가 지속되고, 국내증시도 상승폭을 확대하면서 다시 연저점 아래로 밀리며 1153원선까지 하락했다. 특히 위안화 절상 가능성에 베팅한 역외세력이 달러매도를 강화하면서 환율은 낙폭을 키웠다.
 
그러나 연저점 경신에 따른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확산되고, 결제수요도 활발히 유입되면서 다시 낙폭을 줄여 1154원을 중심으로 횡보세를 이어갔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의 장중 저가는 1143.4원, 고가는 1157.5원, 한국자금중개의 장중 저가는 1153.3원, 고가는 1160.0원이었다.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20.48포인트(1.30%) 상승한 1592.47로 마감했다. 외국인들은 코스피시장에서 160억원의 주식 순매도를 나타냈다.

이날 시장평균환율은 1155.1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64억8000만달러로 전일대비 4억7000만달러 가량 줄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무렵 달러-엔 환율은 전일보다 0.72엔 낮은 89.51엔을 기록했고, 엔-원 환율은 100엔당 3.77원 상승한 1289.56원을 나타냈다.
 
▲ 16일 달러-원 환율 (마켓포인트 6111화면)

 

◇ 달러공급 우위 지속.. 외환딜러들 "1150원 붕괴 초읽기"

환율이 한달만에 연저점을 또 다시 하회함에 따라 1150원대 지지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155원이 붕괴됨에 따라 환율이 1150원을 하회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달러약세와 국내증시 상승에 수급상으로는 역외 매도와 네고물량이 많아 환율이 아래쪽 방향성이 강했다"면서 "환율이 1153원선에서 지지된 것은 연저점이라는 부담감과 장마감을 앞두고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달초 환율이 1170~1180원대를 나타낼 당시만 하더라도 1150원대가 저점이라고 봤지만 이제는 1150원 아래쪽으로 추가로 내려갈 가능성도 높다는 보는 것이 시장 분위기"라며 "대북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제기되고 있지만 최근 들어선 환율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약세 분위기가 지속된다는 점에서 1150원 붕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외환딜러는 "환율이 추가로 연저점을 하회할 수 있다"면서 "이날 장중 지지선인 1153원과 1150원이 불과 3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봐도 1150원을 하회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급상으로도 달러공급 우위가 지속되고, 위안화 절상 이슈도 환율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특히 역외에서 글로벌 달러약세에 베팅해 매도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외환당국의 개입이 없다면 1150원이 아래쪽을 뚫리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선 한국전력의 교환사채 상환자금과 관련해 12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서울환시, 스왑시장, 선물환시장을 통해 오는 24일까지 환전할 것으로 예정된 것이 환율의 하방 경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는 단발성 재료라는 한계가 있어 환율하락 흐름을 바꿀만한 요인은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 외환당국, 환율하락 어디까지 용인할 지 `주목` 

이에 따라 외환당국이 환율하락을 어디까지 용인할 지가 변수로 대두되고 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이날 환율이 연중 최저치를 경신한 것과 관련해 "달러대비 유로화가 1.496달러까지 오르는 등 달러약세가 이어지고 있고, 국내증시도 상승하고 있어 환율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환율이 장중 6원 가량 하락하고 있는데 추가로 하락폭이 커진다면 하루 변동폭으로는 높은 수준"이라면서 "다만 6원 이내의 하락폭에 그친다면 연일 지속되는 하락세에는 문제가 있지만 일중 하락폭으로는 평이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위한화 절상의 경우 달러-원 환율의 하락요인이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면서 "하지만 실제로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단행할 지는 아직은 불확실하고, 위안화 절상이 달러-원 환율의 하락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도 명확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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