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까지만 해도 조정 분위기가 이어졌다. 밤사이 뉴욕증시가 상승 마감한 영향으로 오름세로 출발했지만, 탄력은 길지 않았다. 이내 보합권에 자리를 잡은 뒤 갈짓자 행보를 거듭했다.
추가 상승을 이끌 뚜렷한 모멘텀이 부재한 탓에 최근의 조정장이 연장되는 모습이었다. 프로그램 매물이 점증하는 등 수급 여건이 악화되며 지수를 압박했다.
그러나 오후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아시아 증시가 상승세로 가닥을 잡자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중국증시는 지진으로 주춤했지만, 홍콩과 일본, 대만 증시가 오름폭을 키우며 시장 전반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이에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매수세를 가동, 베이시스를 끌어 올리며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세를 유발시켰다. 오전 한때 800억원을 상회하던 프로그램 매물이 급격히 되돌려지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프로그램 매매는 1500억원 가까운 순매수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1,2위 종목인 삼성전자(005930)와 포스코가 반등의 선봉에 섰다. 이들 종목은 외국계 창구에서 매수 주문이 집중됐다. 오후들어 나스닥 선물의 상승폭이 커진 데다 환율의 강한 하방경직성이 확인되자 수출주의 매력이 재차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진 영향으로 하락세를 탄 중국 증시의 영향은 미미했다. 오히려 중국 금융당국의 긴축정책이 무뎌질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며, 지진 수혜주를 중심으로 매기가 모이는 모습이었다.
외국인이 568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도 632억원을 순수하게 샀다. 개인은 1501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프로그램 매매는 1477억원 사자 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와 철강금속업종이 각각 2.72%, 2.89% 오르며 쌍두마차 역할을 했다. 통신과 은행주, 건설주의 선전도 돋보였다. 반면, 조선주와 증권, 의약품 업종은 낙폭이 깊었다.
IT업종 가운데 LG디스플레이(034220)가 4.17% 급등했다. LCD 패널 가격이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임에 따라 2분기에도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매수세를 불렀다. 삼성전자(005930)도 3.67% 올랐고, LG전자는 1.33% 상승했다.
철강주는 제품 가격 인상 기대감에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포스코(005490)는 2.97% 오르며 7일 내리 상승했다. 현대제철(004020)과 고려제강 등도 3% 이상씩 올랐다.
건설주는 쿠웨이트 공사 수주소식에 강세를 나타냈다. GS건설(006360)과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 등이 일제히 동반 상승했다.
최근 5거래일 동안 가장 크게 밀렸던 은행주는 모처럼 반등했다. 국민은행(060000)이 1.99% 올랐고, 우리금융도 소폭 상승했다.
기계업종의 두산인프라코어(042670)는 중국의 쓰촨 지진 피해 등의 사후 복구작업 수혜 기대감에 6.49% 급등했다.
반면 조선주는 1.24% 뒷걸음질쳤다. 신규 수주 선박 가격의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증권사의 분석이 악재로 작용했다. 현대미포조선(010620)과 현대중공업(009540)이 각각 2% 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매각 지연이 우려된다는 소식까지 겹쳐 5.80% 급락했다.
증권주도 하락세를 탔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9일 8개사에 대한 증권업 예비인가를 의결함에 따라 증권업계의 경쟁 격화 우려감이 부각했다. 한화증권(003530)이 5% 이상 하락했고, 동양종금증권과 교보증권도 3% 이상씩 밀렸다.
이날 상한가는 10개, 상승종목은 439개였다. 하락 종목은 하한가 3개를 포함해 354개였고, 보합은 83개다. 거래량은 2억6066만주, 거래대금은 5조6157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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