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용 연대교수 "검은 백조를 잊지마라"

`서울IB포럼`서 `서브프라임의 교훈` 강연
장기보상 체계·조직 단순화 필요성 지적
  • 등록 2008-01-17 오후 4:28:49

    수정 2008-01-17 오후 4:28:49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남긴 교훈은 무엇일까. 아마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일 것이다."

박상용 연세대학교 교수는 17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서울IB포럼` 주제발표문 `서브프라임 사태의 교훈`에서 "우리는 `검은백조`가 나타날 확률을 10만분의 1로 생각하지만, 100분의 1로 생각해야 한다"면서 위험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검은 백조`란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사건을 뜻하는 것으로, 1987년 뉴욕증시 대폭락 당시 주가폭락 사태를 지칭하는 말로 사용됐다.

박 교수는 "(위험관리에 있어서) 정규분포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하고, VAR 유형의 모델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1%의 확률에도 대비하는 자세와 함께, 보상 체계를 장기 성과와 연동하는 보상체계의 필요성도 서브프라임 사태가 남긴 교훈이라고 박 교수는 평가했다.

그는 "미국 월가의 펀드 매니저나 트레이더들의 보상 체계는 지나치게 단기 성과에 연동돼 있어 위험을 조장한다"며 "베팅이 성공하면 거액의 보너스를 받을 수 있지만 실패하면 회사가 손실을 부담해야 하는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직체계에 있어서는 과도한 권한 집중이 리스크에 대한 감각을 무디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박 교수는 "씨티그룹의 경우 대형화로 `공룡`이 되면서 누가 무엇을 하는지, 무엇이 가장 중요한 문제인지도 분명치 않을 정도로 조직이 복잡해졌고, 메릴린치는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돼 부채담보부증권(CDO)의 위험에 대해 문제제기한 임원이 해고됐다"고 조직 비대화와 집중화의 사례를 들었다.

반면, 골드만삭스의 경우 모기지 사업부문의 관리자들이 2006년 말부터 과도한 CDO 투자의 위험을 경고했고,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는 투자규모를 줄이고 헤징전략 추진을 전폭 지지하는 유연성을 보여줬다.

이어 그는 금융회사가 새롭고 복잡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거나 개발할 때에는 자신의 `실력` 범위 내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회사와 감독기관은 `실력`에 맞춰 금융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IB포럼은 회원사의 의견을 취합해 향후 `차세대 국가성장 동력으로서의 투자은행(IB) 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가칭)` 리포트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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