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페나 베이커리, 디저트 카페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생크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보통 더운 여름철 생크림의 원료가 되는 원유가 줄어드는데 올해는 유독 더위가 길어지면서 품귀현상이 빚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상 기후로 인해 앞으로도 생크림 대란은 반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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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성북구에서 만난 주문제작 케이크 카페 사장 신은정(31)씨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생크림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신씨는 평소 고객에게 맞춤 주문을 받은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1주일에 생크림 6ℓ를 쓴다. 그런데 지난 주에는 거래처로부터 150㎖ 밖에 못 받았다고 했다. 신씨는 “고객들에게는 생크림 대신 오레오크림으로 바꿔서 나가도 되느냐고 하지만 싫어하는 분들도 많다”며 “매일 새벽에 배민(배달의 민족) 어플에 들어가도 금방 품절되고 마트에도 없어서 걱정”이라고 했다.
우유 납품 대리점주들은 답답함만 호소한다. 서울에서 서울우유 대리점을 운영하는 A씨는 “거래처에 미안하지만 알아서 구하라고 했다”며 “우리 지점에서 납품해야 하는 양의 절반도 안 들어왔다”고 했다. 경기도의 우유 대리점주인 50대 B씨도 “납품 양의 50% 정도만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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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생크림 대란에 업계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통상 한여름인 7~8월, 늦어도 추석이 지나면 공급이 안정적인데, 올해는 10월 중순인 지금까지도 생크림 품귀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소가 생물이다보니 날씨의 영향을 받아서 더울 땐 젖이 안 나와 생크림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작년에는 올해보다 좀 더 빨리 선선해졌는데 이번에는 워낙 여름이 길어서 회복이 더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과 낙농업계는 예상치 못한 생크림 대란이 이상 기후의 직격탄을 맞은 탓이라고 지적했다. 전남 나주에서 목장을 운영하는 이정호(44)씨는 “소들도 사람처럼 더우면 풀을 안 먹는다”며 “이번 여름이 유난히 길었는데 이게 반복되면 매년 소들은 같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실내 축사에서 기술적으로 소들을 돌볼 수도 있겠지만 (이번 대란이) 자연스러운 현상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기후위기가 심화하면 우리가 자연스럽게 먹던 음식들을 못 먹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