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한국은행 |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은 반도체 업황 부진이 완화되면서 연말로 갈수록 회복세가 짙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로 인해 수출 성장세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중국의 더딘 회복세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은 커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완만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 출처: 한국은행 |
|
최창호 한은 조사국장은 최근 ‘7월 경제상황 평가:경기는 부진 다소 완화, 물가는 둔화 흐름 속 여전히 목표 상회’라는 제하의 블로그 글을 통해 “우리나라 수출은 대중 수출 부진이 이어졌으나 자동차 등 비IT 부문과 미국, 유럽연합(EU) 지역으로의 수출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가운데 IT부문도 반도체 수출 부진이 완화되는 등 일부 개선 조짐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반도체 경기는 최근 들어 가격 하락폭이 축소되는 등 부진 완화 조짐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며 “주요 업체 및 전문기관에 따르면 생산기업의 감산 영향 본격화,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확대, 전방산업의 재고 재입고 수요 등에 힘입어 연말로 갈수록 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크론은 6월말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매출 측면에서 올 상반기 중 저점을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발표했다.
세계 경제는 서비스 중심으로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향후 높아진 금리 영향 등으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전망이다. 다만 국가별로는 성장 흐름이 차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 국장은 “미국은 양호한 고용 상황 등에 힘입어 경기 연착륙 기대가 높아진 반면 유로 지역은 고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의 영향을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수출 1위 국가인 중국에 대해선 “수출 둔화와 부동산 경기 부진 심화로 회복 모멘텀이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이를 종합하면 국내 경제는 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IT경기 부진 완화 등에 힘입어 수출이 개선되면서 성장세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여 올해 성장률은 한은의 5월 전망치, 1.4%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의 더딘 회복 등으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물가상승률에 대해선 7월까지도 둔화 흐름을 이어가지만 이후 다시 높아져 연말까지 3% 안팎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국장은 “근원물가 상승률은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 양호한 고용 흐름 등의 영향으로 지난 전망 경로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제유가에 대해서도 “2분기 중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 등으로 하락세를 나타내다가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감산 영향 등으로 다소 상승했으며 앞으로 상·하방 요인이 혼재해 있으나 완만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OPEC플러스 감산 효과,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재매입 계획, 중국 및 글로벌 여행 수요의 점진적 회복, 이상 기후로 인한 공급 차일 가능성 등은 상방 리스크로, 비OPEC 산유국 및 이란의 증산 추세, 주요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 등은 하방 리스크로 꼽힌다.
이에 따라 최 국장은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흐름, 공공요금 조정 정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데다 상당기간 목표 수준 2%를 웃도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아직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을 늦출 상황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반면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 중국 경제 회복 양상, 국내 가계부채 흐름 등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아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면서도 성장 및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도 균형 있게 고려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