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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파이낸셜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시스코스스템즈와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 델컴퓨터, 주니퍼네트웍스 등 미국 주요 IT기업 4개사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추가 관세에 핵심 제품이 포함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막판까지 로비를 펼치는 등 적극적으로 저항했다.
이들 기업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서한을 보내 “통신장비에 대한 관세 부과는 소비자 가격을 올리고 투자를 지연시킬 수 있다. 정부의 인터넷 인프라 지출 비용을 늘리고 차세대 무선통신기술 도입을 늦출 수 있으며, 일자리 손실과 주주환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제조업체들과 중소기업들도 즉각 대응이 힘들다면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전미소매협회(NRF)와 150개 단체는 USTR에 별도의 서한을 보내 지금까지 부과된 관세가 의미있는 양허를 불러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원산지 관세는 비생산적이며 미국 기업과 농민, 수입·수출업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비용 증가만 야기시켰다”고 꼬집었다. USTR은 아직까지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공공 단체가 자전거, 야구 글러브부터 디지털 카메라 등에까지 관세를 부과하려는 정부의 계획을 좌초시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쉬 칼머 미국 정보기술산업위원회(ITIC) 부회장은 “미국 정부는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2000억달러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그는 중국이 수십년 동안 미국을 상대로 이익을 취해왔다고 거듭 비난하며 “이젠 멈춰야 할 때다. 우리는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공청회에서의 반대를 무시하고 또 다시 관세를 부과한다면 중국도 반격할 수 밖에 없다”며 보복대응을 재차 확인했다.
미국이 추가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 총 규모는 작년 대중 수입 규모의 절반 가량인 2500억달러로 늘어난다. 여기에 중국의 보복관세 1100억달러까지 더하면 양국의 관세 부과 액수는 3600억달러에 달하게 된다.
인베스코의 수석 글로벌시장 전략가 크리스티나 후퍼는 “관세는 어느 시점에 미국 기업들에게 타격을 주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일종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본다”면서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채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미국 역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2000억달러 추가 관세를 단계적으로 적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6월 500억달러 관세를 물렸을 당시 340억달러, 160억달러로 나누어 부과했던 것과 같은 방식이다. 340억달러는 약 3주 후 발효됐고, 나머지 160억달러는 8월에 시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