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힘잃은 브릭스 '암울'

中 경제성장 지속, 방심은 금물
나머지, 수출·내수 부진에 어려움
  • 등록 2013-01-02 오후 2:30:12

    수정 2013-01-02 오후 2:49:54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차세대 세계 경제성장 엔진으로 주목받았던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국가들이 힘을 잃고 있다.

중국만이 세계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뿐 나머지 나라들은 수출과 내수경기 부진에 높은 인플레이션, 노동자 임금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만 ‘제일 잘 나가’

2011년까지 10% 가까운 고도성장을 마감했던 중국의 올해 예상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높은 7% 후반대가 유력하다. 경제 전문가 중 일부는 8%까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올해 경기 예상도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 당국이 발표하는 구매자관리지수(PMI)는 지난 12월 50.6으로 ‘경기 확장’을 뜻하는 50을 넘겼다. 지난 1일 나온 HSBC의 PMI도 전달대비 1포인트 오르며 51.5를 기록했다.이는 최근 19개월 사이 최고치다.

그러나 중국 성장에 대한 큰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리췬(張立群)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거시경제부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발표한 12월 PMI가 전달과 같은 수준”이라며 “이는 경기 회복이 여전히 취약한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노무라증권의 장즈웨이 이코노미스트도 “중국내 인플레이션이 꿈틀대고 있다”며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규제를 강화하면 성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출처 : 국제통화기금(IMF), 2012년은 IMF 전망치
나머지 회원국, 수출·내수 이중고

중국 외 나머지 국가들은 사정이 녹록치 못하다. 인도는 7%가 넘는 물가상승률과 막대한 재정적자를 잡는 게 우선이다. 영국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인도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후보가 아닌 점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브라질도 높은 물가상승률이 걸림돌이다. 브라질은 최근 5년간 연평균 5%대의 인플레이션을 기록했지만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3.5% 정도에 머물렀다. 러시아는 유럽연합(EU)과 외교적 마찰을 자주 빚는데다 이들 지역의 경기침체까지 겹쳐 주요 수출품목인 석유와 천연가스 업황이 좋지 않다.

남아공은 극심한 빈부격차와 정치적 불안으로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3개월 사이 남아공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나살기 바빠’..협력 관계 ‘흔들’

돈독했던 브릭스 국가간의 협력관계도 각국의 수출·내수 부진이 겹치면서 금이 가고 있다. 이들 나라 정상들은 지난 2009년 이후 네 차례 정상회담을 갖고 협력관계를 다져왔다.

중국은 다른 브릭스 국가에서 자국산 공산품에 잇따라 반덤핑 판정을 하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농업수출국 입지를 회복하기 위해 브라질산 농산물에 대한 수입제한 조치를 가했다.

자원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남아공 경제는 중국과 인도의 성장둔화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자 타격을 받았다.

러시아 시사잡지 ‘러시아 인 글로벌 어페어스‘의 국제 전문가 표도르 루키야노프는 노프는 “브릭스 회원국 간에도 이해 상충이 있는게 냉험한 현실”이라며 “그들 스스로가 이란과 같은 대안이 될 시장이나 서구 유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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