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온통 안갯속"..채권시장 때이른 `북클로징` 모드

정부 규제·통화정책 불확실성에 기관 매매 위축
"재료 노출에 따른 변동성 대비해야"
  • 등록 2010-11-10 오후 3:51:48

    수정 2010-11-10 오후 3:51:48

마켓 인 | 이 기사는 11월 10일 15시 21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문정현 기자] 기관투자자들이 포지션을 보수적으로 관리하면서 연말 채권시장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한해 실적을 결산하는 북클로징(장부 마감) 시즌은 통상 11월말부터 시작되지만 각종 불확실성으로 인해 사실상 '북클로징 모드'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때문에 정부의 자본유출입 규제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 등 대형 이벤트가 나올 경우 매매 공백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우려되고 있다.

◇불확실성 확대.."슬슬 닫아볼까"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북클로징이 실제로 앞당겨지진 않아도 심리적으로는 여건이 갖춰진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연말 전망이 워낙 불확실해 이미 벌어놓은 이익을 굳이 깎아먹거나 손실을 키울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국내증권사들은 따로 북클로징이란 개념이 없지만 이 점을 감안해도 이미 목표수익률을 달성한 곳은 방어에 치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해외자본 유출입에 따른 폐해를 줄이기 위해 채권 과세, 은행세, 선물환 한도 축소와 같은 규제 도입을 고심하고 있고, 물가 불안으로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기관들의 매매가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외국계은행 한국지점의 자금부 담당자도 "외은지점이 예전과 달리 연간 실적에 12월을 포함하고 있지만 직원들의 휴가가 몰려있는데다 규제·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리스크를 짊어지지 않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다른 외은지점 채권운용역도 "방향성 베팅이 어려운 장이어서 신규매수나 딜링보다 짧은 구간을 중심으로 캐리 위주의 포지션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료 노출시 부침 심할지도"

이처럼 시장이 얇아지는 상황에서 대형 재료가 노출될 경우 시장의 충격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그동안 금리가 많이 올라 매도를 하기 힘든 한편 적극적인 매수도 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처럼 시장 심리가 불안한 상황에서 매도 재료가 나오면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당장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단기구간이 먼저 타격을 입을 것이고, 규제가 도입되면 WGBI 편입이 불가능하다는 해석에 중장기 구간이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당분간 수익률 곡선이 서고 눕는 패턴을 반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대로 규제가 예상 수위보다 낮거나 금리가 동결될 경우 채권값이 반등하겠지만 어느 쪽이든 변동성 확대에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앞선 외은지점 채권운용역은 "규제가 예상보다 약할 경우 현 금리수준은 상당히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불확실성 해소로 인해 채권이 랠리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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