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이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 정두언 의원이 주최했다는 점에서도, 국방부에 금서목록으로 지정된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저자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부 교수를 강연자로 초청한 것도 관심을 끌었다.
장 교수는 강연에서 “신자유주의의 한계를 인정하고 이를 수정하라”고 이명박 정부의 핵심 경제노선인 신자유주의 노선을 직격했다.
장 교수는 “현재의 세계적 경제위기는 지난 30여년간 세상을 지배한 영미식 신자유주의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면서 “단순한 경기순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변혁기가 왔기 때문에 숨을 고르고 차분히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자유주의가 말로만 성장주의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왔다”면서 “기업들이 단기이익과 배당만 극대화하면서 장기적인 투자와 고용을 하지 않고, 고용을 하더라도 비정규직을 하다보니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먼저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과 관련, “지금까지 규제완화를 통해서 통제할 수 없는 그 이상의 세상을 만들었기 때문에 금융위기가 온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금산분리 완화에 대해선 “재벌들이 금융자본화해서 편하게 먹고살자고 하면 우리나라 경제 일자리를 앞으로 누가 만들고 이끌겠느냐”고 우려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임태희 정책위의장, 안상수, 장광근, 정태근, 김영우 의원 등 한나라당 친이계 의원 1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이명박 정부의 경제노선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장 교수의 강연이 이어지자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정두언 의원은 토론회 인사말에서 “(신자유주의라는) 마라톤 대회가 갑자기 무산된 상태에서 우리가 꼭 반환점까지 가야 하느냐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앞서 정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개인적으로 이제는 어느 정도 신자유주의 전략을 수정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 벌써 전 세계적으로 정부지출을 늘리자고 하고, 유럽국가나 많은 국가에서 금융규제를 해야 한다, 외환규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이 자체가 수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