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IPO)③벤처 투자 부활하나

IT 업체 IPO 잇따라..벤처투자도 증가세
닷컴버블 재현 우려 vs. "과거와는 다르다"
  • 등록 2004-04-28 오후 2:24:45

    수정 2004-04-28 오후 2:24:45

[edaily 피용익기자] 검색엔진 업계 1위 업체인 구글의 기업공개(IPO)가 임박한 가운데 미국에서는 정보기술(IT) 업체들의 IPO가 잇따르며 벤처캐피털의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톰슨벤처이코노믹스와 PWC, 벤처캐피털협회(NVCA)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1분기 중 벤처캐피탈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많은 46억달러로 증가했다. 구글을 비롯한 IT 업체들의 IPO 물결이 벤처캐피털의 투자 증가세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잇단 IPO로 인해 과열 기미를 보이고 있는 벤처 투자 열풍이 한 순간에 꺼져 버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지난 90년대 말부터 시작된 `닷컴 붐` 당시의 모습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다. ◆IT 벤처업체 IPO "붐" 27일(현지시간) 톰슨퍼스트콜에 따르면 올 들어 11개의 기술 업체들이 IPO를 단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IPO를 실시한 기업이 단 한개도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지난 3월 이후 현재까지 IPO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IT 기업도 22개사에 달해 이전 4개월 동안의 수치를 합한 것보다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3월 한달 동안만 보더라도 기업공개를 신청한 업체는 13개사에 달해 지난 2000년 10월 23개 기술 업체가 IPO를 신청한 이후 월 단위 최고 신청건수를 기록했다. 블루나일, 브라이트메일, 세일스포스, 린도 등이 현재 IPO를 신청한 상태다. 이처럼 기술 업체들의 IPO가 올 들어 부활하고 있는 것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IT 업체들의 분기 실적 개선 ▲구글의 기업공개 임박 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의 투자도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닷컴 버블" 재현되나 그러나 IPO를 예정중인 다수 업체들의 최근 실적이 매우 부진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닷컴 버블`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예컨대 리눅스 업체인 린도의 경우 지난해 2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나 동시에 4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었다. 최근 기업공개를 신청한 세븐네트웍스와 나노시스의 사정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니드햄은행의 채드 케크 기업재무 담당 부장은 "IPO를 실시하려면 순익을 낼 수 있어야 하며 분기 매출이 2000만달러에 달해야 한다"며 "그러나 올들어 IPO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기성의 조기 IPO가 용인되고 있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톰슨파이낸셜의 리치 피터슨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구글이 성공적으로 IPO를 마칠 경우 실적이 구글에 미치지 못하는 업체들도 덩달아 기업공개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기업공개 시장이 과열되면 매출이나 순익은 관심밖으로 밀려나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실 IT 기업들의 증시 상장 사례도 발생했다. 지난 2월 초 1050만달러를 조달하며 나스닥에 상장된 데이스타테크놀로지스가 대표적인 예. 8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 이 회사는 3개 분기 매출을 합한 액수가 7만2000달러에 불과한 반면 같은 기간 순손실은 81만달러에 달했다. ◆"2000년과는 다르다" 구글의 기업공개가 벤처 투자 열풍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은 현재의 벤처 투자 규모는 과거 닷컴 붐이 일었던 당시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벤처캐피털의 투자액은 46억달러에 달해 전년동기에 비해 10% 가량 증가했으나 지난 2000년 1분기의 270억달러에 비교한다면 현재 상황을 `과열`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의 투자 방식도 당시와는 다르다. `닷컴`만 붙으면 돈을 쏟아 붓고 보던 시절과는 달리 매우 신중한 모습이다. 거품 붕괴 이후 옥석(玉石)을 가릴 수 있는 안목을 갖추게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는 IT 업체들의 내실이 지난 2000년 당시에 비해 전반적으로 탄탄해진 점도 거품 재현 우려를 덜어주고 있다. 브로드뷰인터내셔널의 데이비드 리우 선임부사장은 "(일부 부실 기업들도 존재하지만) 현재 IPO를 준비중인 기업들의 상황은 전반적으로 90년대 말 증시에 상장됐던 기업들에 비해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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