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2년…교착 상태 빠진 '다윗과 골리앗 싸움'

[우크라이나 전쟁 2년]전쟁 어떻게 진행됐나
우크라, 러 맹공 막아냈지만 반격에 한계
러, 여전히 우크라 영토 18% 장악
'우크라 지원 중단' 트럼프, 전쟁 변수되나
  • 등록 2024-02-23 오후 3:09:41

    수정 2024-02-23 오후 3:09:41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24일(현지시간)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2년이 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러시아 목표를 저지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빼앗긴 영토를 되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2년 러시아군 폭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군 레이더 기지.(사진=AP·연합뉴스)
2022년: ‘다윗’ 우크라이나 ‘골리앗’ 러시아를 막아서다

2022년 2월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군사작전’(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부르는 말)을 선언했다. 러시아는 ‘신나치’ 세력이 우크라이나를 장악하고 친러 돈바스 지방에서 학살 행위를 하고 있다며 ‘탈(脫)나치화’를 전쟁 명분으로 삼았다. 실상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등 서방에 가까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축출하고 친러 정권을 수립하는 게 목적이었다.

러시아군은 동쪽과 남쪽, 북쪽, 3면에서 우크라이나에 맹폭을 퍼부었다. 개전 하루도 안 돼 러시아군은 수도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육박했다. 러시아군과 전문가들은 키이우도 사흘이면 점령될 것이라고 봤다.

이런 예측은 빗나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피신을 거부하고 키이우에 남아 항전을 지휘했다. 또한 “내겐 승용차가 아니라 탄약이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리와 드론 등을 능숙히 활용하며 미숙한 러시아군에 반격을 가했다.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에 우크라이나를 불안하게 보던 국제사회 시선이 바뀌었다. 각국 정상이 탄약과 미사일 등 선물 보따리를 들고 전장이 된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사투를 벌이던 우크라이나군은 2022년 가을 대반격을 시작했다. 특히 9월엔 우크라이나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하르키우를 탈환했다. 그해 말까지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에 빼앗겼던 영토의 반을 되찾았다. 러시아가 전쟁 발발 7개월 만에 30만명 추가 동원령을 내린 것만 봐도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얼마나 거셌는지 알 수 있다.

지난해 러시아 용병회사 와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 요충지인 바흐무트를 완전히 점령했다며 올린 동영상 일부.(사진=AFP)
2023년: 우크라, 반격 시도했지만 러 방어선에 막혀

하지만 전쟁이 해를 넘기면서 우크라이나 반격도 점차 힘에 부치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추가로 동원한 병력과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을 동원에 우크라이나에 맹공을 이어갔다. 2022년 말부터 이듬해 봄까지 많은 비가 내려 땅이 진창이 되면서 우크라이나는 기갑병력을 동원한 반격 전술을 펴기가 어려워졌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군은 10개월간 결사항전하던 동부 요충지 바흐무트를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에 내줘야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6월 반격 작전을 공식화했지만 작은 마을 몇 개를 얻는 데 그쳤다. 러시아군이 지뢰 수백만개와 참호, ‘용의 이빨’(대전차 바리케이드)로 견고한 방어선을 구축한 데다가 제공권 역시 러시아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전쟁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 예상됐던 바그너그룹의 쿠데타도 모스크바 진격 하루 만에 무위에 그쳤다. 이 반란을 주도한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의문의 비행기 사고로 목숨읋 잃었다.

우크라이나 셀리도브에서 한 여성이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친척 집 앞에 서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2024년: 사그라드는 국제사회 온정, 우크라 미래는?

지금 우크라이나군은 기로에 서 있다. 또 다른 동부 요충지인 아우디이우카에 러시아군에 넘어간 게 그 상징적 장면이다. 현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18%를 지배하고 있다. 러시아는 조만간 키이우를 점령할 수 있다며 다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쟁 도중 총사령관이 교체되는 등 우크라이나군 수뇌부가 분열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사회의 우크라이나 성원이 식고 있는 것도 위험 신호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실시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그가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서방의 단일대오는 근본부터 흔들릴 수박에 없다. 마이클 코프만 카네기평화기금 선임연구원은 “우크라이나는 방어에 필요한 충분한 포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속 가능한 상태가 아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전쟁이 2년을 향하면서 인명 피해도 그치지 않고 있다. 정확한 사상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군에서 수만명, 러시아군에서 10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민간이 사망자도 1만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전쟁으로 부모와 할머니·할아버지를 잃은 16살 소년 디마는 “아직 완전히 납득할 수 없다”며 “이제 우리 집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고 BBC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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