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해 중국 외교부 측이 “중국 인민해방군이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국 상공회의소 주최 리셉션을 마치고 이동하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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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샤오밍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2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트위터에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기 위해 단호하고 강력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것을 미국 측에 엄숙히 알린다”면서 이 같은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또한 “미국이 해야 할 일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3대 공동성명(수교 성명 등 양국 관계의 주요 성명)을 준수하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약속을 이행하며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1일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아시아를 순방 중이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후 10시30분 대만 쑹산공항을 통해 대만을 찾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밤 타이베이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숙박한 후 다음날 오전 8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면담하고 입법원(의회)를 방문한 후 오전 10시 대만을 떠날 예정이다.
지난달 1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가능성을 보도한 이후 중국 측은 강력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만 문제에 대해 “불장난하면 불타죽는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실제 중국군 당국은 지난 1일 남중국해 4개 해역과 그 접속수역에서 2일 0시부터 6일 밤 12시까지 군사훈련을 할 것이라며 해당 해역에 선박의 진입을 공지하는 등 대만해협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조정관도 전일 브리핑에서 중국군이 대만해협에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군사훈련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펠로시 의장은 미국 내 권력 3위로, 조 바이든 대통령 유고 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이어 대통령 권력 승계 2순위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4월에도 대만 방문을 추진했으나 코로나19에 확진돼 일정을 연기했다. 펠로시 의장이 실제로 대만을 찾을 경우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7년 공화당 소속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 이후 2번째 현직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