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인부동산, ‘파산 위기’ 헝다그룹 지분 전량 매각 검토

6.5% 중 0.8% 이미 매각…375억원 가량
지분 전량 처분 시 회사 손실만 1조4000억원
주요 주주 이탈에 헝다그룹 회생 전망↓
  • 등록 2021-09-23 오후 1:17:34

    수정 2021-09-23 오후 3:37:29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헝다그룹 2대 주주인 화인부동산(영어명 차이니즈 에스테이트 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헝다그룹의 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것을 검토하겠단 뜻을 밝혔다. 시장에서 현재 파산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는 헝다그룹의 회생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단 방증이란 분석이다.

헝다그룹 로고(사진=AFP)


23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화인부동산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1일까지 헝다그룹 주식 1억890만주를 총 2억4650만 홍콩달러(약 375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현재 화인부동산은 나머지 지분 7억5110만주도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정보회사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화인부동산은 지난 10일 기준 헝다그룹의 지분 6.5%를 보유했다. 현재 화인부동산이 보유하고 있는 헝다그룹의 잔여 지분은 5.66% 수준으로 이를 전부 시장에 처분하겠다는 것이다. 해당 사항은 이날 진행된 주주총회에서 결정됐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화인부동산이 모든 지분을 청산할 경우 회사는 약 95억홍콩달러(약 1조4446억원)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화인부동산은 중국에서 손꼽히는 부호인 조셉 라우가 보유한 부동산 개발업체다. 그는 1978년 ‘아이메이가오(愛美高)’라는 수동식 선풍기 제조사를 차려 번 돈으로 1986년 화인부동산 지분 43%를 사들여 최대주주에 올랐다. 현재 그의 아내 찬 호이완이 화인부동산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은 차입금을 바탕으로 부동산 개발에 매진해 왔다. 최근에는 전기자동차 등 신사업에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그러나 중국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데다 당국이 부동산 가격 통제에 나서면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헝다그룹은 이날 2025년 9월이 만기인 40억위안(약 7322억원) 규모의 회사채의 이자를 갚아야 한다. 지급해야 하는 금액만 2억3200만위안(약 425억원) 수준이다. 헝다그룹은 해당 이자에 대해 일부 변제를 약속했지만, 같은날 만기가 도래하는 8350만달러(약 993억원) 규모의 2022년 3월 만기 5년물 채권 이자 상환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헝다그룹의 위기에 세계 경제 전문가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양한 글로벌 기관 투자자 및 개인 투자자의 자금이 몰린 헝다그룹의 파산이 자칫 리먼 브라더스 사태처럼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할 수 있단 우려에서다. 헝다그룹의 현재 부채는 1조9700억위안(약 35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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