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학생 흙밟고 귀농 체험하는 '농촌 유학' 추진

서울시교육청·전남교육청과 업무협약
홈스테이형·가족체류형·지역센터형으로 운영
"농촌살이 통해 생태감수성 회복…지원 방안 모색"
  • 등록 2020-12-07 오전 11:00:00

    수정 2020-12-07 오후 9:08:04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서울학생이 일정 기간 흙을 밟을 수 있는 농촌 학교에 다니는 ‘농촌유학’이 추진된다. 코로나 시대 학급당 학생수가 적어 매일 등교가 가능했던 농촌학교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된 가운데 서울학생들이 농촌학교를 체험할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시교육청은 7일 전라남도교육청과 농촌유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흙을 밟는 도시 아이들, 농촌유학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농촌유학’은 서울 학생이 일정 기간 흙을 밟을 수 있는 농촌의 학교에 다니면서 자연-마을-학교 안에서 계절의 변화, 제철 먹거리, 관계 맺기 등의 경험을 통해 생태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농촌유학’은 학생들에게 도시의 학교에서 배우기 어려운 생태친화적인 환경과 프로그램을 제공해 일상의 경험 속에서 생태전환교육을 실천하고자 추진됐다.

서울시교육청과 전라남도교육청은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학생 유학비 일부 지원 △학생 모집 △농촌유학 운영 학교 및 농가·지역센터의 선정·관리·지원 △농촌유학생 모니터링 △기타 유학생 교육 및 생활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 등의 부분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농촌유학의 대상은 초등학교 4학년 ~ 중학교 2학년 학생 중 100명 내외의 희망 학생이다. 가족체류형의 경우 공립초 1~3학년까지, 유학생의 형제·자매인 경우 공립초 3학년 학생도 가능하다.

농촌유학의 거주 유형은 △해당 지역의 농가에서 농가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홈스테이형 △가족과 함께 이주해 생활하는 가족체류형 △보호자 역할이 가능한 활동가가 있는 지역의 센터에서 생활하는 지역센터형으로 나눠진다. 가족체류형의 경우 전라남도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공하는 농가에서 생활하게 된다.

유학생이 거주하는 농가와 지역센터는 전라남도교육청에서 농촌유학 운영 여부 등을 바탕으로 사전 검증 절차를 거쳐 선발했으며, 지속적인 연수와 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유학생들의 안전한 유학 생활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파견한 유학생에 대해서도 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학생 생활 전반을 점검하고 확인해 학부모들의 걱정과 우려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농촌유학 기간은 매년 3월 1일에 시작하여 6개월 이상 학기 단위로 운영되며, 희망할 경우 학기(6개월) 단위로 연장이 가능하다. 단, 총 유학 기간은 초등학생은 6학년 졸업 시까지, 중학생은 2학년까지로 제한한다.

유학생은 전라남도 관내 유학 학교의 정규 교육과정을 이수하며 그 내용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다. 방과후에는 유학 학교에서 제공하는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 등과 같은 교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에듀택시(에듀버스)를 이용해 농가나 센터로 귀가한다. 하교 후나 주말, 방학에는 마을공동체에서 운영하는 지역 특색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유학생의 학적은 전학으로 처리된다. 학생의 주소지를 농가 및 센터로 이전해 전학 절차를 밟게 되며 이후 전라남도의 관내 학교 소속 학생으로 편성돼 유학 활동에 관한 지원을 받는다. 서울 주소지의 변동이 없다면 농촌유학 후 서울 원적교로 복귀하게 된다.

유학비는 학생이 농촌에서 생활하는데 드는 비용으로 1인당 월 80만원이 소요될 예정이며, 학생이 농가(센터)에서 생활하는 숙식비, 인건비, 공과금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거주 유형에 따른 지원 금액은 동일하되 홈스테이형·지역센터형의 경우 학생 생활비 일부를 전라남도교육청과 서울시교육청이 지원할 예정이며 가족체류형은 농가 임대료의 일부를 지원할 예정이다. 유학비는 유학생의 유학 학교로 우선 지원 후 유학 학교에서 농가(센터)로 연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유학생들의 안전한 농촌살이를 위한 표준 매뉴얼을 개발하고 있으며, 2021학년도 농촌유학 추진을 위해 12월 중 학부모 대상의 비대면 설명회를 전라남도교육청과 함께 개최할 예정이다. 내년 1월 중 농촌유학 희망 신청을 받아 2월 중에는 희망 학생·학부모와 유학 학교와의 첫 만남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유학 희망 학생과 학부모는 유학 학교와 농가, 지역센터 등을 돌아보고 운영 프로그램을 확인함으로써 학생의 유학 생활을 사전에 점검하고 농촌유학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농촌유학 사업을 바탕으로 서울과 농촌 마을의 지역 커뮤니티를 연결해 특산물 직거래 장터 개설, 관광 산업 활성화 등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향후 농촌유학 대상 지역을 타지역으로 확대해 추진할 계획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우리가 자연과의 관계 회복을 하지 않으면 기후 위기는 가속화될 수 있다”면서 “학생들이 농촌의 작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살아가는 농촌살이를 통해 생태감수성을 회복하고 생태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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