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삼성 이어 LG화학…후끈 달아오르는 바이오시밀러

LG화학 '유셉트' 식약처 허가
이수앱지스, 희귀질환 바이오시밀러 집중
동아ST·종근당·CJ헬스케어·대웅제약 준비 중
녹십자·한미약품 기능 향상시킨 '바이오베터' 도전
  • 등록 2018-03-21 오전 11:25:15

    수정 2018-03-21 오후 11:15:53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국산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이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돌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양강체제를 형성해온 국내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대기업인 LG화학 등이 출사표를 낸 것.

2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051910)이 최근 자가면역질환 항체 바이오시밀러 ‘유셉트’(Eucept) 판매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 받았다.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로는 셀트리온(068270),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이어 세 번째다. 국산 바이오시밀러로는 희귀질환 바이오시밀러에 집중하는 이수앱지스(086890)를 포함해 네 번째다.

바이오시밀러는 동물의 세포나 단백질 같은 생물학적 제제로 만든 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이다. 바이오의약품은 자가면역질환이나 암 같은 난치성 질환에 주로 쓰는데 개발이 까다롭기 때문에 합성화학의약품에 비해 값이 비싸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약과 비교할 경우 효능은 같지만 값은 20~30% 저렴해 의료비 절감 수단으로 인정 받고 있다.

특히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이어 LG화학이 뛰어든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의약품인 경우 의약품 중에서도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평가 받는다. 이와 관련 ‘휴미라’, ‘엔브렐’, ‘레미케이드’ 등 바이오의약품은 모두 전 세계 의약품 매출 상위 5위 안에 들 만큼 시장 규모가 크다. 셀트리온은 2012년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개발했다. 램시마는 2013년 유럽 진출 후 오리지널인 레미케이드 시장의 50%를 잠식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 셀트리온은 이후 혈액암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유방암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를 개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5년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를 시작으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 등 글로벌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빅3’ 바이오시밀러를 모두 개발했다. 또 허쥬마와 같은 유방암 바이오시밀러 ‘삼페넷’까지 개발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보유한 회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수앱지스는 블록버스터 대신 환자 수가 많지 않은 희귀질환치료제 바이오시밀러에 집중한다. 희귀질환치료제는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임상시험을 위한 환자 수가 많지 않아도 돼 허가가 쉽다. 또 값이 비싼 대신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 이 회사는 2006년 항혈전제 바이오시밀러 ‘클로티냅’을 시작으로 2012년 고셔병치료제 ‘애브서틴’, 파브리병치료제 ‘파바갈’을 출시했다. 애브서틴은 전 세계 10개국 이상 수출해 연간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수앱지스는 애브서틴과 파바갈의 선진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성장에 자극받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출을 준비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동아에스티(170900)는 빈혈치료제 ‘아라네스프’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임상3상을 준비 중이다. 또한 휴미라,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도 개발 중이다. 아라네스프는 동아에스티 외에도 CJ헬스케어, 종근당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에 성공한 LG화학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에 도전 중이다. 이밖에 대웅제약(069620)은 LG화학이 성공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합작한 아키젠바이오텍은 셀트리온의 트룩시마와 같은 리툭산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임상1상을 준비 중이다.

한편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대신 효능이나 사용법을 개량한 ‘바이오베터’에 승부를 거는 제약사도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약보다 저렴한 약값을 무기로 내세우지만, 바이오베터는 신약이기 때문에 오리지널약보다 값이 더 비싸다. 이와 관련 셀트리온은 램시마의 성공을 발판삼아 사용법을 기존 정맥주사에서 피하주사로 바꾼 ‘램시마SC’를 개발 중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는 병원에 가서 정맥주사로 맞아야 하지만 피하주사로 바꾸면 인슐린처럼 환자가 집에서 스스로 맞을 수 있다”며 “환자의 시간과 비용,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녹십자는 허셉틴 한계를 극복한 바이오베터를 개발 중이다. 허셉틴은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는데, 녹십자가 개발 중인 MGAH22는 임상시험에서 허셉틴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에서도 효과를 보였다. 이 약은 현재 임상3상이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128940)은 지난 1월 미국 JP모건 헬스케어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신약 후보물질 23종 중 10종이 바이오베터일 정도로 관련 연구개발에 집중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비만·당뇨병 같은 내분비계 질환이나 희귀질환에 집중해 편의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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