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원익 기자] 5일 오후, 건물이 흔들렸다는 서울 구의동 강변 테크노마트 빌딩은 에스컬레이터에서 1층으로 올라서자 마자 경찰이 쳐놓은 통제선이 앞을 가로 막았다. 강변역 지하도에서 테크노마트 건물로 통하는 지하입구부터 1충 정문, 건물 측면 프라임센터 입구까지 건물과 통하는 모든 출입구는 통제된 상태.
삼엄한 경계 속에서 통제선을 통과해 건물로 들어가는 사람들은 일부 입주 업체 직원들 뿐이었다. 반면 건물 밖으로 나오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계속 이어졌다.
| ▲ 강변 테크노마트 앞에서 취재진, 경찰, 구청 관계자, 소방 인력들뿐만 아니라 우려 섞인 시선으로 상황을 살피는 시민들도 많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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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테크노마트 건물이 흔들렸다는 신고에 서울 동부권의 최대 쇼핑 천국은 순식간에 위험 지역으로 바뀌었다. 흔들림의 원인이나 붕괴 가능성 등은 밝혀진 바가 없지만 관할 광진구청은 이날 오후 2시부터 3일간 테크노마트 건물 입주자들에 대해 퇴거 명령을 내리고 전문가들과 함께 건물에 대한 정밀 진단을 실시하기로 했다.
단순 해프닝으로 그칠 줄 알았던 상황이 심각해 질 기미를 보이자 시민들과 입주업체 근무자들은 적잖이 당황해 하는 분위기다. 특히 입주 상인들은 건물이 안전하다는 판정이 나더라도 향후 영업에 지장을 받지 않을지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건물 10층에 위치한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하던 한 관객은 "영화가 상영 도중에 갑자기 중단돼 깜짝 놀랐다"며 "퇴거명령이 내려졌다는 소식에 표를 환불 받고 서둘러 건물을 빠져 나왔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 ▲ 경찰은 안전을 우려해 테크노마트 출입구 통제에 나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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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10층에 위치한 토목 엔지니어링 업체 삼안에 근무하는 이호준씨는 "10층에서는 아무런 진동을 느끼지 못해 근무를 계속하고 있었는데 퇴거 명령이 내려져 건물을 빠져 나왔다"며 "급하게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은 사람들은 아직 남아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간단한 짐을 챙겨 건물을 빠져 나오던 한 입주 상인은 "우리는 직접적인 퇴거 지시도 전달 받지 못했다"며 "입구를 다 봉쇄해서 손님이 못 오니 자진해서 짐을 챙겨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건물이 안전하다는 판정을 나오더라도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질 까 걱정"이라며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한편 강변 테크노마트는 지난 98년 준공됐으며, 건물은 지상 39층, 지하 6층으로 이뤄졌다. 수용인원은 3000명 정도로 11층부터 39층까지는 사무동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현재 A등급 건물로 내진설계가 돼 있으며, 자체적으로 매년 육안안전검사를 하고, 4년에 한번씩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테크노마트측은 시설안전관리공단에 업체를 추천받아 안전진단을 실시할 예정이며, 광진구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주민 안전대책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