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중동건설]"단기 악재, 중장기 호재"

공사 지연으로 추가 비용 불가피
"불안 잠재우려 투자 늘릴 것" 분석도
  • 등록 2011-02-23 오후 2:56:49

    수정 2011-02-23 오후 2:56:49

[이데일리 박철응 기자] 재스민 혁명으로 촉발된 민주화 시위가 북아프리카와 중동 전역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정정불안은 공사발주 취소와 연기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중동시장에 의존해온 건설사 입장에서는 위기가 아닐 수 없다. 국내 건설사는 올해 해외수주 비중을 전체수주액의 50% 안팎으로 크게 늘려 잡았다. 최근 몇년간의 수주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하지만 시위 사태가 오래갈 경우 전면적인 궤도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위기의 중동건설시장을 점검한다. [편집자] 리비아 사태로 인한 한국 건설업계의 타격은 직접적이다. 근로자들이 부상을 입고 차량과 건설장비 등을 강탈당하고 있으며 내전으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언제 공사를 재개할 지 불투명해진다. 공사가 지연되는만큼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가장 큰 우려는 인근 국가로 민주화 시위가 확대될 경우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우디와 쿠웨이트 등에서의 시위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이번 반정부 시위가 경제적 불만에서 촉발됐다는 점에 비춰볼 때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중동 시장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 리비아 수주 비중 2.7%..현대·대우건설은 부정적

리비아는 누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3대 해외 건설시장 중 하나다. 하지만 지난해만 놓고 보면 리비아 수주 금액은 19억6000만달러로 전체 해외 건설 수주의 2.7%로 많이 줄어든 상태다. 사태가 리비아로만 국한된다면 피해는 크지 않을 수 있다.  
▲ (출처=우리투자증권)


단 개별 업체들을 놓고 보면 조금 사정이 다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해외 수주 잔고 기준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의 리비아 비중은 각각 12%(2조원), 16%(8000억원)에 이른다.

현대건설은 알 칼리즈 발전소와 사리르 발전소, 벵가지-토브룩 송전선 공사 등 3건을 수행하고 있고, 대우건설은 벵가지 화력발전소와 트리폴리호텔 등 6건의 프로젝트를 갖고 있다.

이처럼 규모가 크다보니 대형 건설업체들은 안전 문제에도 불구하고 전면 철수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영환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관리연구실장은 "현장을 안 지키면 자재를 다 잃게 될 것이므로 무슨 수를 쓰더라도 남아있게 될 것"이라며 "현장만 보전되면 국제 계약 관례가 있고, 대부분 발전소 등 사회간접시설이라는 점에서 공사를 계속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실장은 "법보다 주먹이 앞설 수도 있으므로,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 계약이 돼 있어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걸프전으로 인해 이라크에서 11억달러의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금액을 일부 탕감해주고 현재까지 분할 상환받고 있다.    ◇ UAE, 사우디, 쿠웨이트 3국이 관건

리비아 인근 국가, 특히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쿠웨이트 등 3개국에서 시위가 촉발된다면 심각해진다. 지난해 우리나라 해외 수주의 35.8%가 UAE였으며 사우디와 쿠웨이트도 각각 14.7%, 6.8%를 차지했다.

이들 국가에서의 정치적 불안은 해외 수주는 물론 건설업계 전체를 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올해 예정된 대형 프로젝트만 해도 사우디에서 140억~150억달러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쿠웨이트에서 160억달러 규모의 정유공장 업그레이드 공사가 기다리고 있다.

자칫 이런 프로젝트 발주가 지연되는 등 차질을 빚는다면 올해 800억달러 해외 수주 목표는 물 건너 가게 되는 셈이다.

다행인 것은 아직까지는 이들 국가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토해양부는 사우디, 알제리,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이란, 알제리의 한국 공관을 통해 현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나 리비아와 같은 위기 징후가 없다고 전했다.

 
▲ (출처=우리투자증권)
◇ 장기적으로는 중동시장 커질 수도

장기적으로는 중동의 민주화 시위가 시장을 키우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화 시위의 근간에는 경제적 불만이 자리하고 있으므로 중동 각국 정부들이 더 많은 건설 공사를 발주할 것이란 기대다.

박철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사우디 등에서 시위가 발생하지는 않고 있지만 그쪽 정부들은 상당히 긴장하고 있을 것"이라며 "경제적 불만을 완화하고 고용을 늘리려면 돈을 풀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대형 국책 사업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반정부 시위의 핵심은 `더 많은 자유, 더 많은 취업 기회`로 요약된다"면서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고유가를 바탕으로 한 플랜트 발주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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