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미네르바 스승은 MB 금융통 이창용?

MB맨이 쓴 교과서로 이론 공부
매년 만권 팔리는 베스트셀러…경제학 입문자는 `누구나 한번쯤`
  • 등록 2009-01-15 오후 4:17:05

    수정 2009-01-15 오후 4:22:49

[이데일리 김수연 민재용기자] `사이버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며 논란의 중심에 있는 `미네르바`가 이창용 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책을 통해 경제학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고 해 화제다. 

미네르바는 변호인을 통해 "자신이 경제공부를 하는데 이론바탕이 된 책은 이준구 경제학원론(사진)" 이라고 밝혔다. 이 책은 이준구 교수와 금융위원회 현 이창용 부위원장의 공저다.
 
현 정부의 경제 및 금융정책을 신랄하게 비판, 유명세를 얻은 그가 현정부 금융정책의 핵심 입안자이자 `컨트롤 타워`인 이창용 부위원장이 쓴 책을 이론의 바탕으로 삼았다는 상황이 아이러니하다. 
 
이 부위원장은 본의 아니게(?) 정책성향이 정반대인 제자를 간접적으로 기른 셈. 이 책이 경제학 입문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펼쳐봤을 만한 베스트셀러라는게 죄(?)라면 죄다.

이창용 부위원장(사진)은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조교수로 재직중이던 97년, 스승 이준구 교수와 함
께 이 책을 출간했다. 

당시 경제학교과서계의 절대 강자는 전세계 경제학도의 바이블, 하버드대 그레고리 맨큐 교수의 `맨큐의 경제학`. 1974년 출간된 토종, 조순 당시 서울대교수의 `경제학원론`(법문사)이 20년간 경제서적을 평정했다가 90년대 들어 그 영광을 맨큐에 넘겨준 상황이었다.
 
조순 교과서는 너무 `올드`하고 맨큐는 외국 사례 중심이어서, 양쪽을 모두 극복하겠다며 법문사가 내놓은 야심찬 후속작이 바로 이준구· 이창용 경제학원론이었고, 즉시 큰 인기를 얻었다.

법문사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97년 초판이 나온 이래 지금까지 3판 9쇄를 찍었다. 이 관계자는 "총 판매부수를 정확히 집계하기는 어렵지만, 매년 만권 가량 팔려나간다"고 했다. 지금도 `맨큐의 경제학`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팔리는 경제학 교과서로, 10여년간 저자들에게 매년 짭짤한 인세 수입을 올려주고 있다.

현 정부의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던 유명 인터넷 논객이 자신이 쓴 책으로 공부했음을 전해들은 이 부위원장은 기분이 묘한 듯 했다. 최근 사석에서 이것이 화제로 등장하자, 그는 별 말 없이 옅은 미소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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