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들어 출범을 계획했던 저가항공사들이 첫 취항 일정을 미루거나 일부 지역항공사들이 운항을 중단하고 있다.
특히 부산지역 저가항공사 영남에어는 지난 3일 부도 처리돼, 저가항공업계에 대한 불안감을 고조시켰다.
◇영남에어, 취항 4개월 만에 부도..`무리한 비행`
출범 2주 만에 김포~부산 노선 운항을 중단했고, 4개월 만에 전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영남에어의 누적 적자가 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 사업을 잘 모르는 건설업체 자금이 안 좋을 때 들어와 부도 위기를 맞았다"며 "스케줄도 안 좋고, 승객도 없어 경제성이 안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 7월 첫 취항한 영남에어는 워낙 크렘린 같은 곳이라 항공업계 종사자들도 속내를 전혀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영남에어는 현재 국토해양부, 부산공항공사 등 정부 기관과도 연락을 두절하고 있는 상태다.
부산공항공사 관계자도 "부산공항공사에 공항 이용료, 착륙료, 임대료 등 총 7700만원을 체납했지만 연락 두절 상태"라며 "보증금 1억원이 있어 4개월간 체납된 요금을 해결할 수 있지만 답답하다"고 전했다.
올해 5개 저가항공사가 출범을 계획했다. 그러나 이중에 성공한 저가항공사는 대한항공(003490) 계열의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020560) 자회사 에어부산 뿐이다.
이미 출범한 영남에어는 부도 처리됐고, 울산지역 저가항공사 코스타항공(옛 대양항공)과 군산 이스타항공은 첫 취항 일정을 1~2개월 연기해 이달 예정돼 있다.
지난 10월 운항을 중단하고 매각을 추진 중인 청주지역 저가항공사 한성항공을 비롯해 저가항공사들이 매각될 것이란 소문도 계속 돌고 있다.
여행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많은 업체들이 저가항공사 설립에 뛰어들었지만, 경기침체로 항공수요가 줄고 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한편 일각에서는 비행기 1대, 자본금 50억원 등 저가항공사 진입 장벽이 낮은 것도 무리한 설립을 초래했다고 지적한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항공사 설립 요건을 부정기와 정기에서 국내선과 국제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설립 조건을 더 완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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