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옵션 만기일 영향이 있었지만, 미국 주가 하락이 좀처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외국인의 매수세도 크게 위축돼 있어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우려가 극에 달했다. 정부의 주식시장 안정대책이 나올 예정이지만 불안을 잠재우는데는 역부족인 상태다.
10일 채권시장에서 국고3년 2-7호는 전일대비 5bp 하락한 5.31%를 기록했고 국고3년 2-1호도 4bp 낮은 5.31%을 기록했다. 국고5년 1-10호는 11bp 떨어진 5.62%, 통안채 2년은 5bp 하락한 5.33%로 장을 마감했다.
국고 5년물 등 장기채에 대한 매매가 늘어나면서 장내매매에서도 총 거래량이 1950억원으로 증가했다. 국고5년 2-11호의 거래량은 1050억원에 이르렀다.
그동안 금리 움직임을 억눌러온 금통위가 끝난 만큼 채권시장은 주식시장과 콜금리 동결에 따른 한은의 행보 등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시장이 워낙 침체돼 있어 종전 박스권 이탈까지는 아니지만 수익률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고3년 5.2%대 진입 임박..거래 활발
이날 채권수익률은 오전중 콜금리 동결에 대한 베팅과 주가 하락으로 아래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콜금리 동결이 눈으로 확인되면서 추가로 낙폭을 확대해 나갔다.
단기물과 장기물에 고루 매기가 유입되며 거래도 활발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국고3년 수익률 기준으로 5.30%의 저항은 강하게 작용했다.
채권수익률은 개장초 간밤 미국 주가 급락과 국채수익률 하락 영향으로 하락하며 출발했다. 개장 초 국고3년 2-7호는 전일대비 1bp 하락한 5.35%를, 국고3년 2-1호는 전일대비 2bp 낮은 5.33%로 시작했다.
국고3년 2-7호는 일시적으로 정체되며 추가 하락을 노리다 콜금리 동결 전망과 주가 급락에 힘입어 아래쪽으로 힘을 강하게 받았다.
국고3년 2-7호는 5.33%에 거래된 후 5.32%, 5.31%에 잇달아 체결됐다. 한때 5.30%에 호가가 나오며 5.2%대 진입을 눈앞에 뒀지만 금통위 발표가 지연되면서 이익실현 매물이 나왔다.
정오가 조금 지나 "콜금리 동결"이 발표되자 2-7호는 한때 5.27%에 매도호가가 나오는 등 추가로 하락했지만 끝내 5.30%의 벽을 뚫지 못하고 5.31%로 장을 마쳤다.
국고3년 2-1호와 2-4호도 장중 내림세를 보이면서도 5.30% 저항을 받아 각각 5.31%로 마감돼 3년물 세 종목의 수익률이 같아졌다.
증권사 상품 등 기관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된 5년물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더 크게 하락했다. 국고5년 수익률은 일제히 5.60%대에 다시 들어섰다. 국고5년 1-10호는 전일대비 11bp 하락한 5.62%를, 국고5년 2-8호도 11bp 낮은 5.64%를 기록했다.
전일 은행들의 매물이 쏟아지며 5% 이상으로 치솟았던 만기 1년 미만의 통안채 등 단기물 금리는 다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4.9%대로 떨어졌다.
전체적인 채권 거래 증가에 힘입어 장내매매 거래량도 1950억원으로 늘어났다. 국고3년 2-10호가 5.33%에 400억원 어치, 국고5년 2-11호가 5.67%에 1050억원 어치, 국고3년 2-7호가 5.31%에 500억원 어치 각각 거래됐다.
이날 채권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금통위와 주식시장. 금통위에서는 대외변수와 주가 급락 등을 고려해 금리를 동결했다. 물가상승 우려감을 표시했지만 시장에서는 대체로 연내 금리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시장은 끝을 모르고 하락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미국 주가 급락과 옵션 만기일 영향으로 인해 전일대비 35.90포인트 급락한 584.04로 마감돼 채권수익률 상승압력을 강하게 불어넣었다.
그러나 반대쪽 시그널도 만만치 않았다. 장중 달러/원 환율은 1257원대까지 급등하면서 채권 투자 열기를 식혔고 은행권 지준적수가 9조원 이상 모자라 자금시장의 어려움도 여전했다.
증권협회가 고시한 최종 호가 수익률은 국고3년이 전일대비 6bp 하락한 5.33%, 국고5년은 10bp 낮은 5.66%, 통안2년은 5bp 낮은 5.33%, 회사채 3년 AA-와 BBB-은 각각 8bp, 7bp 떨어진 5.94%와 9.76%를 기록했다.
◇암울한 주가, 수익률 하락압력..불확실성 여전
시장 전문가들은 붕괴 직전에까지 이른 주식시장이 채권수익률을 현 수준보다 더 아래로 끌어내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은행권 자금사정이 어렵고 단기금리 하락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박스권을 이탈할 만큼 큰 폭의 하락은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이럴 경우 최근 수익률 움직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은행권 자금사정이 어려워 당분간 금리 하락에 기여하지 못하겠지만 붕괴 직전에 있는 주식시장 부진이 지속될 경우 수익률이 추가 하락할 여유는 충분하다"며 "일드커브가 더 평평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상승 리스크가 있지만 타 기관들로서는 캐리를 놓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채권시장을 둘러싼 제반 여건의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어 가급적 시장 전망을 자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사 매니저는 "콜금리를 동결했지만 한은이 못 올린데 따른 다른 조치들을 취할 것이며 자금 압박으로 인해 수익률은 더 하락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5.2%대 안착은 힘들 것이고 결국 주가를 보면서 소폭 등락하는 수준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최근 외평채와 국고채간 스프레드가 50bp 이상으로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어 아비트러지 욕구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