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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자이(전용면적 84㎡) 4억 ‘뚝’,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3단지(59㎡) ‘뚝’.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8일 제6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 이후 언론 발표를 통해 아파트 가격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서울 주요지역 아파트의 실거래가 하락 거래사례를 들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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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 대비 3, 4억씩 급락한 가격에 집값이 떨어졌다고 발표하자 시장은 깜짝 놀랐다. 포털사이트 부동산 커뮤니티서는 “정말 저렇게 떨어졌어?”하는 분위기가 거셌다. 이내 “이상거래” “특수거래”라는 제보가 쏟아졌다.
홍 부총리가 거론한 매물은 국토부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대응반)의 이상거래 조사대상에 포함되는 매물이다. 시세와 현저하게 급락한 가격에 팔렸기 때문이다. 대응반 관계자는 “시세와 동떨어진 가격에 실거래라 신고가 된 경우 자금조달계획서 등을 참고해 이상거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부동산업계에서도 이상거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포자이 상가 내 M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부동산중개매물로 나온 매물은 아니고 법인 대표가 개인으로 전환한 특수거래, 자전거래”라고 했다. 이어 “현 시세는 28억원 중반대로 급매물이라고 할 수는 없고 강보합 상태”라고 했다.
마래푸3단지는 지난 7월중순께 14억원(4층)에서 지난달 초 11억원(7층)에 거래됐다. 마래푸 인근 L공인은 “지인간 거래로 정상거래 매물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저층 급매도 12억5000만원은 줘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하락거래 사례가 이상거래 논란이 일자 국토부에서는 “관여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하락거래 사례는 기재부에서 실거래가를 보고 안건으로 정해 올린 것”이라며 “우리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이상거래 여부에 대해서는 “개별 건에 대해서는 일일이 판단하지 않는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관련 정책을 소관 부처인 국토부가 아닌 기재부가 도맡으면서 미세한 신경전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머리를 맞대고 안건 검토를 했다면 평균 시세에서 한참 벗어나는 이상거래 일 수 있다는 것을 눈치챘을 텐데 이 같은 게이트 키퍼 역할도 못했다는 비판이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학계 관계자는 “통계조작까지는 아니지만 평균가격을 이야기해야 하는 자리에서 가장 낮은 가격만 갖고 이야기한 것은 부동산정책에 따른 가격 하락 시그널로 보이게 하려는 의도를 갖고 발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앞서 홍 부총리의 정책 발표에 대해서 국토부 내에서도 불만이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안건 그대로를 발표하면 좋은데 마지막에 사족을 붙여서 다른 쪽으로 이슈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