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광역시 대장 자리 넘보는 대구…빠르게 부산 추격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6개 지방 광역시 중 부동산 대장이었던 부산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부산 아파트값은 올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대구 아파트값은 꾸준히 오르면서 광역시 대장 자리를 넘보고 있다.

14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부산의 3.3㎡당 아파트값은 올해 1월 1169만원에서 10월 1148만원으로 1.73% 떨어졌다. 같은 기간 대구 아파트값은 1078만1000원에서 1119만원으로 3.79% 올랐다. 3.3㎡당 가격 차이가 90만원에서 29만원으로 좁혀진 것이다. 아파트 중위가격 차이도 올해 초 부산이 대구보다 3000여만원 높았지만 10월에는 1000만원대로 낮아졌다.

실제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하는 ‘범어동 롯데캐슬’ 전용 84㎡는 지난해 7월 6억 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8월에는 8억 8000만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부산 수영구 민락동 ‘더샵센텀포레’ 전용 84㎡는 같은 기간 5억 7000만원에서 5억 2000만원으로 하락했다.

분양시장 분위기도 엇갈린다. 국토교통부의 미분양 주택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9월 대구 미분양 물량은 745가구로 6개 광역시 평균인 1190가구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부산 미분양 물량은 3100여가구로 6개 광역시에서 가장 많다.

청약경쟁률에서도 이같은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은 15.30대 1 수준이지만, 대구는 43.95대 1로 대전(171.63대 1) 다음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반면 부산은 지난해 44.75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강세가 이어졌지만 올해에는 9.45대 1로 크게 낮아졌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대구 분양시장과 매매시장은 여전히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부산은 청약률 저조와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대구가 부산 아파트 가격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