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이게 궁금하다)①바닥론, 신기루였나

증시 급락…3월 CPI 발표앞두고 `금리인상`우려
자취 감춘 바닥론..경제지표 발표까지 `관망세`
레드칩 상장 보류는 증시안정책…中정부 `안정`에 무게
  • 등록 2008-04-14 오후 5:10:28

    수정 2008-04-21 오전 10:36:53

[이데일리 양이랑기자] 중국 증시가 이번주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여기에 인민은행 총재가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시사, 불에 기름을 부었다.
 
14일 하락 출발한 중국 증시는 낙폭을 확대, 3300선이 붕괴됐다. 이달 초 3300선에서 공방을 벌이다 소폭 상승했으나 결국 2주가 채 못돼 상승분을 반납했다. 한국시간 오후 3시36분 현재 상하이 종합지수는 11일 종가 대비 5.7% 급락한 3295.41을 기록 중이다.

이날 증시의 압박요인은 `금리인상` 가능성.

중국은 오는 16일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과 3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를 발표한다.

지난달 중국의 물가 상승률은 전월보다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8%를 웃돌 전망이다. 1분기 경제 성장률도 두자릿수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추가 긴축 정책에 대한 우려가 증시를 압박한 것이다. 

이날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하자 한달 전부터 제기되던 `증시 바닥론`이 자취를 감췄다. 일각에서는 3000선을 밑돌 것이라는 비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정말 중국 증시는 희망이 없는 것일까. 

◇인민은행 총재 "물가 잡으려면 금리정책등 모두 동원할수 있어"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14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과 위안화 절상, 생필품 가격 통제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지금까지 인민은행이 금리를 올릴 여지가 제한됐다"고 인정하면서도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정책도 동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 주말 중국 하이난(海南)성에서 열린 보아오(博鰲) 포럼에서 중국 정부 인사들이 물가 우려 및 경제성장률 둔화와 관련한 발언을 쏟아낸 것도 부담이 됐다. 

지난주 은행주가 실적 호전으로 선방, 상승세를 이끌자 각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주목받고 있지만 은행주의 실적이 `유달리 좋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기대감이 반감되고 있다.

싱가포르 소재 포트리스 프라이빗 뱅킹(PB)의 림콕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은 중국 정부의 가장 큰 근심거리"라면서도 "증시는 추가적인 긴축정책을 반기지는 않지만 기업들의 실적이 점차적으로 좋아지면 전환점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펙스 캐피털의 탯 오위영 운용역은 "은행주의 실적이 보험이나 수출 업체에 비해 좋았다"면서 은행주 이외의 다른 업종에 대한 `어닝 서프라이즈`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증시 하락세 가속화..섣부른 바닥론 `움찔`

`중국 증시 바닥론`은 이번주 GDP, CPI 발표를 앞두고 잠시 자취를 감췄다. 경제지표 발표에 따른 정부의 긴축 정책 여부가 등락의 향방에 결정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증시는 한달 전인 지난달 중순 3500선에 접어들면서 `바닥론`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국이 국내의 인플레이션을 비롯해 세계 경제 둔화로 내우외환에 시달리면서 바닥은 점점 사라졌다. 최근 궈타이 쥐난 증권은 중국 증시 바닥을 2800선으로, 씨티그룹은 3000선으로 제시했다.
 
KGI의 벤쾅 아시아 담당 이사는 "중국 증시는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증시가 안정됐음에도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주요 경제 지표 발표 후 정부의 추가 긴축 여부를 확인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은 이틀 당겨서 16일 발표예정인 3월 CPI에 모아져 있다. 예상치를 넘어선다면 추가 긴축 정책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예상치 아래라면 그 반대가 될 전망이다.
 
지난 2월 중국의 CPI는 8.7%로 1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CPI는 여전히 8%대를 기록하겠지만 전월보다 다소 둔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 류 시우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는 지난 주말(12~13일) 상하이에서 개최된 동아시아 싱크탱크 네트워크에 참석해 3월 CPI가 8.3%를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앞서 공상은행(ICBC)은 8.2%로 내다봤다.
 
1분기 경제 성장률도 두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전분기보다 둔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가신식중심(SIC)은 1분기 GDP(국내총생산) 증가율을 지난해 4분기 11.2%보다 다소 줄어든 10.5%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10.0%로 추정했다.
 
이 밖에 지난달 유동성 증가율도 전월보다 다소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민은행은 지난 12일 웹사이트를 통해 3월의 M2 증가율이 16.3%로, 지난 1월과 2월의 18.9%, 17.5%에서 둔화됐다고 밝혔다. 대출 증가율도 16.2%로 전월 17.1%에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지표들을 본다면 8%대의 CPI가 발표되더라도 인민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지난 1~2월 폭설의 영향으로 물가가 급등하자 이를 억제하기 위해 위안화 절상과 지급 준비율 인상을 병행했지만, 금리 정책에는 손을 대지 않은 채 미뤘다.
 
추가 긴축정책의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지만 미국 경기후퇴로 인한 중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지난 3월초 전국인민대표회의 이후에 `경제성장과 인플레 안정의 균형`을 강조하는 기조가 이어졌다.     
 
때문에 저우샤오찬 총재를 중심으로 한 `금리인상 가능성` 발언은 원론적 수준에서의 접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경기후퇴 징후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성장 엔진`을 꺼트리지 않으려는  중국 정부의 통화정책은 더욱더 신중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레드칩 본토 상장 보류..증시 `안정`에 방점

이날 중국 증시에 그나마 긍정적인 요인은 홍콩 `레드칩`의 상하이증시 상장 보류 결정이었다.

이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악화된 증시 상황을 고려해 홍콩 증시에 상장된 본토 기업(레드칩)의 상하이 증시 상장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중국 증시가 과열된 모습을 보이자 수급을 조절해 증시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로 오는 6월부터 레드칩의 상하이 증시 상장을 승인키로 했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중국 증시가 크게 하락하자 추가적인 신주 상장으로 인한 물량 유입이 증시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다분히 증시 안정을 노린 정책결정이다.

중국 정부의 번복은 지난해 12월 지수선물 도입 좌초 이후 두번째다. 당시 지수선물 도입은 원자바오 총리가 "증시를 안정성을 저해할수 있다"고 밝히면서 보류됐다.

중국 정부는 중국 증시의 고평가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는 상황에서 `증시 부양`보다 일단 `증시 안정`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학수고대하는 증권 거래세 인하 등 즉각적인 증시 부양책을 내놓지 않는 것도 이러한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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