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어 파월發 ‘달러 쇼크’…환율 1410원 재진입 시도[외환브리핑]

역외 1404.5원…0.35원 상승 출발 전망
새벽 2시 마감가 1402.5원
파월 ‘금리인하 속도 조절’에 달러 추가 강세
구두개입에 당국 경계감↑…환율관찰국 영향無
  • 등록 2024-11-15 오전 8:40:54

    수정 2024-11-15 오전 9:14:38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10원대로 재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이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글로벌 달러 강세’ 바통을 이어받았다.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불안이 커지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전망에 달러는 ‘초강세’를 나타내 환율을 더욱 밀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AFP
15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404.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0.9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05.1원, 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0.35원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는 1402.5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1405.1원)보다는 2.6원 내렸다.

간밤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줬다. 파월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이 후원한 초청 강연회에서 “인플레이션이 지속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연준 인사들은 물가 흐름이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상태”라며 “앞으로 수개월간 기준금리를 천천히 신중하게 내려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경제는 우리가 금리 인하를 서둘러야 한다는 그 어떤 신호도 보내지 않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강한 만큼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9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한 이후 파월은 공개 발언에서 고용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날 파월이 물가 안정에 방점을 둔 것은 금리인하 속도를 늦추겠다는 뜻이라고 시장은 해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파월 발언 직후 12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39.4%까지 높아졌다. 전날 17.5%와 비교하면 크게 뛴 것이다.

또한 전날 나온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이날 발표된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까지 불안한 조짐을 보이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졌다. 10월 생산자물가 또한 전품목(헤드라인) 수치는 전월 대비 0.2% 상승하며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9월 수치 0.1%와 비교하면 가팔라졌다. 근원 생산자물가도 전월 대비 0.3% 올라 9월 수치(0.1%)를 웃돌았다. 앞서 발표된 10월 소비자물가도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둔화 흐름은 정체됐다는 점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달러화는 전날보다 추가 상승하며 ‘초강세’다. 달러인덱스는 14일(현지시간) 오후 6시 27분 기준 106.91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한때 107까지 오르면서, 지난해 10월 초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 대비 아시아 통화는 약세가 심화했다. 달러·엔 환율은 156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25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 강세 충격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면서 환율은 레벨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날 외환당국에서 구두개입성 발언을 냈기에,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커지며 달러 매수를 진정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다시 환율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이날 외환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을 다시 관찰대상국에 지정했으나 3가지 조건 중 2가지에 해당하면서 발생한 기계적인 등재에 불과하다”며 “환율 조작 국가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해당 이벤트로 인한 유의미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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