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에 안착 마감했다. 미국 경기 침체 공포가 해소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져 국내 증시가 크게 상승했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1조원 이상의 대규모 매수세를 이어가며 환율 하락을 견인했다.
|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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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60.6원, 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3.0원 내린 1357.6원에서 거래됐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20일(1355.9원) 이후 약 석 달 만에 최저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4.4원 오른 1365.0원에 개장했다. 지난 15일 새벽 2시 마감가(1358.0원) 기준으로는 7.0원 상승했다. 개장 이후 환율은 점차 상승 폭을 낮추더니 오전 10시 반 무렵 1360원선을 하회하며 하락 전환됐다. 이때부터 오후까지 환율은 1350원 후반대에서 등락을 오갔다. 장 마감 직전인 오후 3시 29분에 환율은 1357.3원을 터치하며 장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간밤 미국의 소비와 고용 지표가 개선세를 나타내면서 최근 불거진 경기 침체 공포를 불식시켰다. 이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에 ‘빅 컷’(50bp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약해졌다.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에 달러화는 강세로 전환됐다. 다만 아시아 장에서는 소폭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2시 43분 기준 102.92를 기록하고 있다. 103선을 웃돌던 달러인덱스가 102선으로 내려온 것이다. 아시아 통화 약세도 진정됐다. 달러·엔 환율은 148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17위안대로 모두 소폭 하락세다.
경기 침체 우려를 털어내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졌다. 간밤 뉴욕증시가 상승 마감하면서 국내 증시도 2% 가까이 상승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순매수하며 환율 하락을 견인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20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1000억원대를 사들였다.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커지자 커스터디(수탁) 달러 매도로 인해 환율이 하락 폭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80억600만달러로 집계됐다.
| 16일 환율 흐름. (사진=엠피닥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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