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지난 해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궤도만 회전하며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군 당국 평가가 나왔다. 또 북한이 러시아에 수백만발 규모로 포탄을 지원하는 대가로 식량지원을 받아 식량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정찰위성이 실제로 촬영해 전송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 위성이) 일을 하는 징후는 없다. 하는 것 없이, 일없이 돌고 있다”고 답했다. 위성이 자기 위치 신호를 발신하는 것 외에 지상을 관측하거나 촬영물을 전송하는 것으로 볼만한 전파 신호를 포착하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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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정찰위성 ‘만리경-1호’는 지난 해 11월 신형로켓에 실려 우주 궤도에 안착했다. 지구 주위를 타원형으로 회전하며 정상 궤도를 비행하고는 있지만, 북한의 주장처럼 한국이나 주일미군기지 등의 목표물을 촬영해 지상으로 전송하는 기능은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신 장관 설명이다.
단, 북한이 올해 3개의 정찰위성을 추가로 발사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이때는 기능이 향상될 수 있다. 러시아에서 고해상도 센서나 관련 기술 등이 북한으로 이전될 가능성도 있다. 신 장관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언한 위성 관련 기술이 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북한이 올해 추가로 위성을 발사하면 러시아 기술이 얼마나 이전됐는지 판단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 장관은 “작년 7∼8월 이후 북한에서 러시아로 넘어간 컨테이너의 양보다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넘어간 양이 30% 이상 많다”고 밝혔다. 작년 7∼8월 이후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넘어간 컨테이너는 약 9000개로 군 당국은 추정했다.
신 장관은 “컨테이너의 내용물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식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러시아의 대북 식량지원의 영향으로) 북한 지역 내 식량 가격이 안정적 추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식량 외 생필품도 있는 것 같고, 소재와 부품 일부도 (북한에) 들어오는 것 같다”며 “소재 및 부품의 일부는 완성품으로 생산돼 다시 러시아로 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신 북한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포탄과 미사일 등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 신 장관은 북한에서 러시아로 넘어간 컨테이너를 약 6700개로 추정하면서 “152mm 포탄이면 300만발 이상, 122mm 방사포탄이면 50만발 가까이”라며 “두 포탄이 섞여서 갔을 가능성이 있고, 적어도 몇백만발이 갔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백개의 북한 군수공장은 원자재난과 전기난을 고려할 때 가동률이 약 30% 수준으로 낮다”며 “러시아로 제공되는 포탄을 생산하는 공장들은 풀가동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