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아마존 창업자이자 의장인 제프 베이조스가 최근 온라인상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를 연달아 공개 비판한 데 대해 백악관이 입을 열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노조 지도자를 만나자 베이조스가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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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언론담당 부보좌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든 정부에 대한 베이조스의 비판 의도를 알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베이츠 부보좌관은 “베이조스의 이 (비판) 트윗이 바이든 대통령이 아마존을 포함한 노조 지도부를 만난 이후에 나왔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려는 아마존이 바이든 정부의 친(親) 노조 행보에 불만을 품고 정부를 저격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일 백악관에서 최근 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아마존, 스타벅스 등의 직원을 만나 노조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조직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크리스찬 스몰스 아마존 노조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아마존 경영진이 노조의 존재를 인정하고 단체교섭을 시작하도록 압박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전반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베이조스는 백악관의 성명이 나오자 “주제를 흐리려 한다”며 비판했다. 노조 문제와 자신의 정책 비판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다양한 견해를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다.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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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베이조스는 전날(15일) “사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과열되고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경제에 더 많은 부양책을 펴려고 안간힘을 썼다”면서 “인플레이션은 극빈층이 가장 피해를 보는 역진적 세금(regressive tax)”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정부의 최대 과제이자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 관련 정책을 거물급 기업인이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특히 베이조스는 우주 탐사 등 개인의 관심사 외에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해 왔다. WSJ는 “베이조스는 올해 들어 4~5월에 트위터에 더 많은 글을 올리고 있다. 그는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인플레이션에 대한 견해, 심지어 담화에서의 예의를 포함한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조스는 또 지난 13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관련 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고 싶은가? 가장 부유한 기업들이 공정한 몫을 확실히 지불하도록 만들자”고 올리자, 베이조스는 “허위정보 위원회가 이 트윗을 검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베이츠 부보좌관은 이같은 점을 들어 바이든 행정부의 부양책이 부유층의 세금 부담을 늘리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도 베이조스가 반발한 이유 중 하나일 것으로 추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