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산불, 차 4대 지나가자 불길 솟아…운전자들 찾았다

경찰 "차량 소유주 신원 등 관련 정보 확인"
산림청장 "담뱃불 등 실화 화재 요인으로 추정"
  • 등록 2022-03-08 오후 1:44:00

    수정 2022-03-08 오후 2:11:35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경북 울진에서 시작된 산불 진화 작업이 아직 큰 불길조차 잡지 못하며 고전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발화를 전후해 인근을 지난 차량과 운전자 정보가 확보되면서 화재 원인을 밝히는 데 탄력을 받게 됐다.

7일 경북 울진경찰서는 지난 4일 오전 11시 3분부터 11시 16분까지 울진군 북면 두천리 154번지 인근을 지나간 차량 4대의 정보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울진 산불의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4일 오전 경북 울진군에서의 최초 발화 장면으로 추정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울진군청의 수사 협조 요청으로 화재 당시 이동했던 차량의 색상과 모델 등을 파악해 주변 진출입로에 있는 CC(폐쇄회로)TV에 찍힌 영상으로 차량 번호와 운전자를 확인했다.

화재 당시 찍힌 사설 CCTV 영상에는 4일 오전 11시 10~20분 사이 차량 4대가 잇따라 지나갔고 이후 연기가 나더니 불이 순식간에 번져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CCTV는 발화 지점 주변 개울가를 따라 뻗은 왕복 2차선 도로변에 위치해 있다. 발화 추정 지점 기준 100m에는 펜션 이외의 다른 시설물은 없다.

당초 의심 차량은 3대로 알려졌으나 경찰 조사에서 4대로 늘었으며, 이들에 대한 정보는 현재 울진군청 특별사법경찰관에게 넘겨진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울진군에서 수사 협조 의뢰가 와서 확인했고 차량 소유주 신원 등 관련 정보를 울진군에 통보했다”면서도 “과대 해석은 삼가 달라”고 말했다.

현재 산불 원인으로는 담뱃불에 의한 실화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길가에서 발화했기 때문에 담뱃불이나 기타 불씨로 인한 실화가 화재 요인이 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산림 당국은 자연 발화 등 여러 가능성 또한 들여다보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등 관련 전문가들은 지난 4일 불이난 현장에서 1차 감식을 마쳤다. 아직 명확한 산불 원인을 찾지 못했지만, 진화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합동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8일 최병암 산림청장은 울진 화재현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불길이 다시 거세지면서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에 불이 붙어 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강릉·동해 산불을 오전 중에 진화를 마무리하고 헬기를 울진 쪽에 일부 동원해 진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도 “산불 범위가 워낙 넓어 장기전도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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