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코스피가 3200선 안착에 재도전하는 가운데, 당분간 추세적 상승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진행되는 글로벌 경기 개선이 미국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온기가 퍼지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확인해야 할 주요 지표는 환율이 꼽힌다.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3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68포인트(0.24%) 상승한 3206.30에 거래 중이다. 3201선에서 출발한 지수는 이날 3214선까지 상승했다. 역대 장중 최고점은 1월 11일 기록한 3266.23, 역대 종가 최고점은 1월 25일 기록한 3208.99로 종가로도 3200선을 다시 돌파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려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을 중심으로 실물 경기가 회복되고 있고,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감이 미국 시장의 환호로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코스피 외국인 유입이 베타 플레이를 노리는 패시브적 성격인지, 알파를 찾는 국지적 유입인지에 대해서는 후자의 색깔을 띠고 있어, 빠른 시일 내 국내 증시가 상승 추세로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는 미국만 좋아지는 상황으로 유럽 등 다른 지역의 기초체력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해야 신흥국에 속하는 코스피도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며 강한 상승 추세를 보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현재 나타나는 인플레이션 또한 원자재 등 생산자물가가 오르는 구간으로, 소비자물가가 오르기까지는 시간이 걸려 “물줄기가 달라질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 수출 등 펀더멘털 지표가 양호한 상황이기 때문에 지수 하방은 경직돼 있다고 보았다. 삼성증권은 2분기 코스피 밴드를 2850에서 3200으로 제시한 바 있다.
김 스트래티지스트가 보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는 환율이다. 강달러로 인해 원/달러 환율은 상승 추세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수급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유로화 강세 전환을 우선해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발(發) 경기 회복의 온기가 확산하는 신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스트래티지스트는 “하단은 막혀 있지만 전방위적으로 시장이 발돋움할 수 있는 여지는 아니다 보니까 당분간 종목, 업종별 차별화 장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미국만 앞서 가는 글로벌 매크로 환경이 바뀔 때 코스피 역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텐데, 아직 시기적으론 이르고 유로화 등 환율을 지속 체크해야 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