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겨냥한 추미애…"대중 보호 외면 특권, 종교 자유 영역 아냐"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코로나19를 두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 목사를 우회 비판했다.

지난 12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75주년 8.15 광복절 기념 독립유공자 후손 국적증서 수여식’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 장관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길을 잃은 법치’라는 제목의 글에서 독일 철학자 칼 야스퍼스의 ‘선을 선으로 대하고 악을 정의로 대하라’는 발언을 인용해 전 목사의 행태를 간접 비판했다.

추 장관은 “종교의 지상과제는 이웃에 대한 사랑의 실천일 것”이라며 “그런데 이웃과 사회가 코로나 위험에 빠져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동선과 대중의 보호를 외면하는 특권이 종교의 자유 영역도 아닐 것이며 자칭 종교지도자에게 주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추 장관의 이 같은 지적은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집회를 주도한 전 목사를 비롯한 일부 교회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전 목사는 사랑제일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음에도 지난 15일 광복절 집회에 신도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자신도 집회에 참석했다. 전 목사는 지난 1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의료원으로 이송돼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추 장관은 “법과 정의는 공동선에 이르는 것”이라며 “법 집행자가 법이 지향하는 공동선의 방향 감각을 놓치고 길을 잃을 때 시민과 사회를 얼마나 돌이킬 수 없는 위험에 빠뜨리는지 중대한 각성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선 전 목사에 대해 보석을 허가해 준 법원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사랑제일교회 확진자 수는 319명이다. 이는 국내 집단 감염 사례 중 신천지대구교회(5214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확진자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