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이후 동양증권에서 지난 23일부터 사흘간 4조원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 동양증권 지점 곳곳에서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해지하려는 고객이 다수 목격됐다.
이런 가운데 CMA 상품을 판매하는 A 증권사 영업점 직원들은 담당 지역 주택가 등지에서 가두 캠페인 등을 벌이면서 이탈 고객 유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증권가 메신저를 통해 A 증권사 직원들이 동양증권 지점 앞에서 고객 유치활동을 벌이다 동양증권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는 루머까지 돌기도 했으나 해당 증권사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동양증권 사태가 단순히 고객 이탈을 넘어 증권사 간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질 기미를 보이자 급기야 금융투자업계 이익단체인 금융투자협회까지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금투협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협회 사옥에서 16개 회원사 임원들과 긴급 간담회를 갖고 회원사들에 동양증권에서 이탈한 자금을 유치하려는 과도한 마케팅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업계 불황이 장기화되다 보니 고객 유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면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 같다”며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씁쓸할 따름”이라고 한숨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