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들불처럼 퍼지는 그리스발 유럽 악재는 언제쯤 잡힐 수 있을까. 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미국 경제지표 호조 등으로 장 초반 반등세를 보였지만 그리스 문제가 결국 시장 발목을 잡았다.
그리스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시장은 당분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할 것이다. 그리스 정치권은 지난 6일 선거 이후 새로운 정부 구성에 실패하면서 유로존에 대한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확실한 다수당이 없는 결과가 나와 지도력 부재에 빠지는 등 정치적으로 혼란한 상태다.
그러나 그리스 문제를 제외하고 보면 그렇게 부정적인 상황도 아니다. 이날 아시아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는 등 시장 분위기가 다소 힘을 얻고 있다. 전날 공개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추가 양적완화(QE3)에 대한 관심이 다소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으며 그리스 우려도 증시에 이미 선반영됐다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7일 뉴욕 증시에서는 이러한 불안과 희망이 교차할 전망이다. 그나마 투자자들은 오는 18일부터 열리는 서방 선진 8개국(G8) 정상회의에 희망을 걸어볼 것이다. 이틀간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 인근의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열리는 G8 정상회의에서는 그리스 사태 등 유로존 위기 해소 대책이 협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스페인은 15억~25억 유로 규모의 2015년~2016년 만기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그리스 유로존 탈퇴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스페인 자금 조달 비용이 얼만큼 상승할 지 관심이다.
세계 최대 인맥구축서비스(SNS) 페이스북의 기업공개(IPO)가 임박해지면서 관련 소식도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페이스북은 18일로 예정된 IPO를 불과 며칠 앞두고 공모가격을 상향한데 이어 공모주식수도 이전보다 25% 늘리기로 했다. 이로써 페이스북의 IPO 규모는 184억달러로 지난 2008년 미 최대 신용카드업체 비자가 기록했던 196억달러에 이어 역대 두번째 규모로 평가받고 있다. 월가에선 이번 IPO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페이스북이 판돈을 어디까지 키울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발표될 주요 경제 지표에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있다. 시장에서는 전주 36만7000건에 못미친 36만5000건을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4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 0.3% 상승보다 둔화된 0.2%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무리 수순을 밟는 미국 기업들의 1분기 실적발표도 증시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날은 월마트를 비롯해 세일즈포스닷컴 등이 실적을 내놓는다.
◇ 경제지표 :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전 8시30분에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발표된다. 10시에는 4월 경기선행지수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