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과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증시와 환시를 필두로 금융시장은 급속하게 안정을 찾는 모습이었다.
30일 달러-원 환율은 177원 폭락한 12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5일 이후 11거래일만에 1200원대로 복귀한 것이다. 낙폭은 1997년 12월26일 338원 폭락한 이후 11년2개월만에 최대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전일비 1.52엔 오른 98.21엔에 거래됐고, 엔-원 환율은 100엔당 200.27원 폭락한 1271.62원을 보였다. 엔-원 환율 낙폭도 1997년12월25일 247.44원 내린 이후 최대다.
◇ 통화스왑계약에 숨통..원화값 폭등
이날 새벽 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이사회(FRB)와 300억달러 한도로 통화스왑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금융시장에는 모처럼 화색이 돌았다. 달러 자금시장 경색이 해소되면서 환율과 주가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간밤 뉴욕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외 NDF 환율은 스왑포인트를 감안할때 전일비 62원 이상 급락한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고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이같은 분위기는 이어졌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115.75포인트(11.95%) 폭등해 사상 최대폭으로 올랐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거래소에서 22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한국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주는 크레딧 디폴트 스왑(CDS) 프리미엄은 급락, 500bp 이하에서 호가됐다.
9월 경상수지 적자가 전월의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데다 한국은행이 10월 경상수지는 10억달러 이상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것도 달러 매물을 불렀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역외에서 달러 매수 포지션 손절매에 나선 듯 했고 달러 매도에 베팅하는 숏 포지션 플레이도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 분위기 반전..터닝 포인트 돌았다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시장의 불안심리가 상당히 가라앉은 만큼 환율 상승세는 진정단계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높다. 특히 거래량이 다시 50억달러로 회복되면서 시장이 제기능을 찾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높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일단 한 고비는 넘긴 듯 하다"며 "하루 이틀 더 지켜봐야겠지만 만약 밤사이 뉴욕 증시가 상승하고 역외 환율이 추가로 하락한다면 상승기조가 꺾였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1100원대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주요 지표
시장평균환율은 1291.4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거래량은 50억6400만달러로 전일비 12억달러 늘었다.
오후 3시51 현재 달러-엔은 전일비 1.98엔 오른 98.67엔에 거래되고 있고 엔-원은 100엔당 204.03원 내린 1267.86원을 나타내고 있다.